우유협상 결렬… “9일까진 정상공급”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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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낙농업계 정부안 거부… 낙농진흥이사회 결정 남아강제성 없어 타결 불투명

우유업계와 낙농업계 대표가 원유(原乳) 가격 인상 수준을 놓고 5일 최종 협상을 했지만 결렬됐다. 하지만 낙농업계는 9일까지는 정상적으로 원유를 공급하겠다고 밝혀 ‘우유 대란’이 당장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낙농업계 대표단체인 한국낙농육우협회와 우유업계는 5일 오후 4시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낙농진흥회 사무실에서 원유 가격 인상을 위한 9차 소위원회를 열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낙농업계는 L당 173원 인상을 요구한 반면 우유업계는 81원 인상안을 고수했다. 현재 원유 가격은 L당 704원이다.

이날 협상에는 노수현 농림수산식품부 축산과장이 참석해 103원이나 119원 수준에서 타협할 것을 요청했지만 양측 모두 거부했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사실상 소비자 가격은 올리지 말라고 요구한 상태라 낙농업계의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협상이 결렬되면서 낙농진흥법에 따라 최종 결정은 낙농진흥이사회로 넘어갔다. 이사회는 농협중앙회 추천 4명, 낙농육우협회 추천 3명, 유가공협회 추천 4명, 소비자단체 추천 1명, 학계 추천 1명, 정부 대표 1명, 위원장 1명 등 모두 15명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사회가 최종 결정을 하더라도 낙농업계와 우유업계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별 방법이 없다. 이사회 관계자는 “2004년과 2008년 인상 협상 당시 이사회는 소위원회에서 결정된 내용을 추인하기만 했다”고 말했다. 6일 오후 2시에 열릴 이사회에선 추가협상을 요구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대응책이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낙농업계와 우유업계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젖소 한 마리가 하루에 30kg 이상의 원유를 생산하는 점을 감안하면 저장시설이 없는 젖소농가는 막대한 양의 원유를 버려야 한다. 구덩이를 파서 버리거나, 톱밥 등을 넣어서 요구르트처럼 발효시켜 폐기하는 방법 등을 검토하지만 현실적으로 오래 버티기는 어렵다. 우유업계 역시 공급이 중단되면 하루 이틀은 몰라도 그 이상은 비축분이 동나기 때문에 공장을 세울 수밖에 없다.

우유업계는 이날 평소보다 30∼50% 많은 원유를 사들이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는 정상적으로 우유를 공급했지만 제빵 및 커피업계 등에 공급하는 물량은 일부 줄였다. 대형 유통업체들도 공급이 중단되면 우유를 대체할 상품을 찾기가 힘들어 난감해하는 표정이다. 이마트 측은 냉장 두유나 요구르트, 주스 등 다른 음료수의 물량을 늘릴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유통기한이 비교적 긴 밀봉된 저지방우유 등을 확보키로 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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