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나무 아래 묻은 7억 사라졌다는데… ‘마늘밭 미스터리’ 속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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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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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억 묻은 李씨부부 법정서 “다른 돈 들통날까 말 못했다”주장 맞다면 묻은 돈 119억 “빼돌린 돈 감추려…” 의혹도

도박 수익금 110억여 원을 묻은 곳으로 알려진 전북 김제시 금구면 한 마을의 커다란 소나무가 서 있는 마늘밭을 마을 주민이 가리키고 있다. 김제=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도박 수익금 110억여 원을 묻은 곳으로 알려진 전북 김제시 금구면 한 마을의 커다란 소나무가 서 있는 마늘밭을 마을 주민이 가리키고 있다. 김제=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처남들이 맡긴 110억 원대의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 수익금을 전북 김제시 금구면 자신의 마늘밭에 숨겼다가 발각된 이모 씨(53·전북 전주시) 부부가 이번에는 재판 과정에서 “묻어둔 돈 가운데 7억 원이 진짜 사라졌다”고 주장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전주지법 형사3부(재판장 신헌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씨 부부 측 변호인은 “경찰 수사 당시 이 씨가 실제 7억 원이 사라졌는데도 묻은 돈이 더 있다는 사실이 들통 날까 두려워 액수를 줄여서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이 씨 부부는 7억 원을 마늘밭 인근 소나무 아래 묻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당초 이 씨가 처남에게 받아 묻은 돈은 공소장에 나타난 112억3400여만 원에서 119억3400여만 원으로 늘어난다.

검찰과 경찰 안팎에서는 이 씨 부부가 추징금을 줄이기 위해 “돈이 사라졌다”고 주장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씨 부부가 실제로 119억여 원을 처남들에게 받았을 경우 7억여 원의 행방이 묘연해지고 이 돈을 이 씨 부부가 빼돌렸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돈이 사라졌다고 주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제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7억 원을 이 씨 부부가 빼돌렸을 경우 추징금에 포함될 수 있으며 처남들에게도 상당한 질책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이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부인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 마늘밭(시가 1억 원)과 109억7800만 원에 대한 몰수와 이미 생활비로 쓴 2억4100만 원에 대한 추징도 함께 재판부에 요청했다.

전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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