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가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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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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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천혜자원 문화재 지정을” vs 주민들 “재산권침해 반대”
국회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야”… 지자체 “지정되면 생업 타격”

‘천혜의 섬’ 울릉도가 점점 빛을 잃고 있다.

2001년 감사원은 각종 생태계 보전과 개발 실태를 확인하고자 ‘울릉도 개발 실태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감사원은 “사동리 및 남양리의 몽돌해변, 북면 현포항 앞 해상 주상절리 섬(일명 코끼리바위), 도동항 좌안해변 등 3곳은 울릉도 천혜의 자연자원으로 문화재로의 지정, 보호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특히 “몽돌해변의 경우 사동항 및 남양항이 완공될 경우 약 17km의 88%인 15km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10년 사이 감사원 우려대로 사동항이 완성돼 몽돌해변의 10km가 훼손됐고 건설 중인 남양항이 완성되면 4.8km 구간도 훼손이 불가피하다. 경북도 문화재위원회와 문화재청은 코끼리바위와 도동항 좌안해변에 대해 울릉군이 문화재 지정을 하지 않자 2003년과 2007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계획이었으나 울릉군이 자료 제출을 거부해 이뤄지지 못했다.

2001년 감사원은 “울릉도에만 자생하는 섬개야광나무, 섬댕강나무가 100여 그루에 불과해 멸종위기에 처한 개체수의 증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항만, 도로, 관광지 개발 시 생태계 보전이 고려되지 않아 돌이킬 수 없는 생태계 훼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후 아무런 조치가 없었고, 10년이 지난 지금 섬개야광나무를 포함한 다양한 자원이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환경부는 1994년 해양생태계 보전지역, 2002년 해상국립공원 지정 방안을 추진했으나 그때마다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 제약을 이유로 반대해 무산됐다.

미래희망연대 김을동 의원을 비롯해 국회 독도영토수호대책특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올해 4월 26일 환경부에 ‘울릉독도해상국립공원’ 신규 지정 요청서를 제출해 재추진하려 하지만 이번에도 주민들의 반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다.

▶본보 4월 27일자 A1면 “울릉도-독도,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

울릉도 주민들은 국회의 울릉독도해상국립공원 추진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울릉군의회 배상용 부의장(울릉군발전연구소장)은 “40년째 공사 중인 일주도로를 비롯해 사동신항과 경비행장 건설 등 숙원사업이 해결되기 전에는 국립공원화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경북도 역시 국립공원화는 비현실적이라는 태도다. 김남일 환경해양산림국장은 “현행 법규로 난개발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며 “국립공원이 되면 산나물조차 캘 수 없는 상황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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