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계명대 백지벽화에 그려질 얼굴은… “국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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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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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교원 61명 초빙, 글로벌 시민 양성 청사진
학부교육 선도대학 지정돼

외국 캠퍼스 같은 계명대 학기가 시작되면 계명대는 외국 캠퍼스를 연상케 할 정도다. ‘외국 전임교원 초빙’ ‘외국 유학생 유치’ 등 국제화 프로그램을 꾸준히 이행한 결과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계명대는 이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글로벌 시민 양성’을 ‘잘 가르치는 대학(ACE)’의 사업 모델로 삼았다. 계명대 제공
외국 캠퍼스 같은 계명대 학기가 시작되면 계명대는 외국 캠퍼스를 연상케 할 정도다. ‘외국 전임교원 초빙’ ‘외국 유학생 유치’ 등 국제화 프로그램을 꾸준히 이행한 결과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계명대는 이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글로벌 시민 양성’을 ‘잘 가르치는 대학(ACE)’의 사업 모델로 삼았다. 계명대 제공
계명대 본관 로비 벽에는 커다란 백지 벽화(가로 236cm, 세로 334cm)가 붙어 있다. 1996년 본관이 지어질 때부터다. 제목은 ‘타불라 라사(Tabula Rasa) 우리가 얼굴을 가질 때까지’라고 적혀 있다. ‘타불라 라사’는 라틴어로 ‘백지’라는 의미다. 벽화가 탄생한 일화는 이렇다. 1996년 영국 신학자 제임스 매키 씨가 계명대를 방문했을 때 신일희 총장은 “대학이 얼굴을 가지려면(진정한 교육기관이 되려면)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가”라고 물었다. 그는 “몇백 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했다. 57년이 된 계명대는 세계적인 대학 정체성을 가졌다고 확신할 때 그 모습을 타불라 라사에 그려 넣을 계획이다. 일본어학과 3학년 조아라 씨(21·여)는 “타불라 라사를 볼 때마다 단조로운 시각으로 삶을 사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계명대는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선정하는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 지원 사업계획서를 ‘타불라 라사’ 이야기로 시작했다. 대학 본연의 임무인 교육을 한시라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교과부는 얼마 전 계명대를 포함해 전국 11개교를 ACE 사업에 선정했다. 지난해 11개교를 합하면 모두 22개교가 ACE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최대 4년간 매년 30여억 원의 사업비가 지원되며 ‘잘 가르치는 대학’이란 이미지까지 얻는다. 교과부는 이들 대학을 통해 선진형 학부교육 모델을 찾아서 전국에 확산시키겠다는 게 목표다.

지금까지 계명대의 국제화 노력은 ACE 사업과도 잘 맞는다는 평가다. 이 학교는 1954년 미국 선교사들이 설립한 이후 43개국, 207개 대학과 교류를 할 정도로 국제화 역량이 뛰어나다. 모든 학과에 1명 이상의 외국인 전임교원을 초빙한다는 방침에 따라 현재 61명이 종사하고 있다. 수도권 대학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치다. 외국인 학생 또한 1300여 명.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캐나다 폴란드 등 36개국에서 건너왔다. 외국 캠퍼스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학생들은 학교생활을 하는 것만으로 글로벌 마인드를 갖게 된다.

‘수도권을 넘어 세계를 지향한다’는 교직원의 목표의식 또한 뚜렷하다. 이러한 바탕 위에 계명대는 ‘창의적인 글로벌 시민(Creative Global Citizen) 양성을 ACE 사업 모델로 삼았다. 이중희 교무처장은 “독창적인 학부교육의 국제화를 완성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경북에서는 모두 5개 대학이 ACE 사업 대상에 뽑혔다. 수도권(7개)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수다. 좋은 대학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해서 지역에서는 경사로 보고 있다. 지난해 선정된 대구가톨릭대, 한동대는 ‘창의적·다문화적 전문인 양성’ ‘창의·융합 특성화 학부중심 대학’ 등의 사업을 각각 추진 중이다. 올해 계명대를 비롯해 동국대 경주캠퍼스, 안동대 등이 새롭게 학부교육 모델을 찾게 된다. 소병욱 대구가톨릭대 총장은 “ACE 사업 선정 1년 후 여러 평가지표가 좋아지는 등 대학이 많이 뜨고 있다”며 “이런 상승 분위기가 계속되면 학령인구 감소 문제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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