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서방파 병원강탈-기업경매 개입 수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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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입주업체 주인 자살”

경찰이 국내 최대 폭력조직으로 알려진 ‘범서방파’가 대형병원을 강탈하고 기업체 경매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2일 “범서방파가 각종 이권에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피해자 진술이 잇따르고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범서방파는 몇 해 전 부도 위기를 맞은 강원 횡성군의 한 대형병원의 병원장을 돕는 척 속인 뒤 병원을 그대로 인수했다. 이 조직은 병원장에게 장애인단체에 기부하는 형식으로 뒤에서 경영권을 행사하라고 권유한 뒤 미리 입을 맞췄던 장애인단체가 소유권을 확보하자 병원 명의를 자신들에게 돌리도록 했다. 이런 방식으로 범서방파가 삼킨 병원의 감정가는 27억여 원. 이 과정에서 병원에 입주한 업체들도 10억 원 가까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모두 쫓겨났다. 특히 장례식장 주인 오모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이 조직은 또 경기 안산시의 한 제조업체가 경매에 넘어가자 이 업체 사장이 회사를 계속 소유할 수 있도록 폭력을 동원하고 대가를 받기도 했다. 회사 인수 의사를 밝힌 응찰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해 손을 떼도록 하는 방식으로 감정가 100억 원짜리 회사를 57억 원까지 경매가를 떨어뜨려 원래 사장이 입찰 받도록 한 것. 범서방파는 그 대가로 5억 원을 챙겼다.

경찰 측은 “피해자 진술을 추가로 확보하는 한편 관련 계좌를 추적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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