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또… 부산 금정터널서 20분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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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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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장 긴 터널인 부산 금정터널에서 갑자기 KTX 열차의 출력이 떨어지면서 멈춰 섰다. 이 열차는 수리를 위해 출발역인 부산역으로 되돌아가는 바람에 해당 열차 승객이 불편을 겪은 것은 물론이고 다른 KTX 운행에도 차질이 생겼다.

20일 낮 12시 부산역에서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KTX 130열차가 11분 뒤 갑자기 부산 금정터널 안에 멈춰 섰다. 부산 동구 초량동에서 금정구 노포동까지 도심 지하로 파 들어간 총 20.3km에 이르는 터널 중 부산역에서 16.8km 떨어진 지점(서울역에서 407km 지점)에서다. 터널에는 비상시 구조인력 진입로 구실을 할 수 있는 경사터널 2곳과 수직구 4곳뿐이다. 이들 사이 간격도 평균 3.2km에 이르러 신속대응이 쉽지 않은 사고 취약지역이다.

시속 160km 내외로 달리던 KTX는 사고지점에 이르러 속도가 느려지면서 멈춰선 뒤 20분가량 정지했다. 이어 천천히 후진해 낮 12시 57분 부산역으로 되돌아왔다.

사고 KTX 이우경 기장은 ‘속도를 높이려고 해도 출력이 저하돼 속도가 나지 않았고 열차 이상으로 여겨 브레이크를 밟아 정지했다’고 코레일 본부에 보고했다. 코레일 측은 “시속 300km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힘(출력)이 나지 않는 것은 전압이 떨어지거나 변압기 이상 등 복잡한 구조로 돼 있는 엔진 쪽에 결함이 있어 그런 것 같다”며 “정밀검사를 해 봐야 원인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사고 KTX에 타고 있던 500여 명의 승객은 다른 열차 편으로 갈아타고 이날 오후 1시 3분 목적지로 떠났다. 일부 승객은 지연운행에 항의하기도 했다.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측은 운행 지연에 따라 승객에게 요금 일부를 환불해줬다.

이날 사고로 나머지 KTX 열차 운행도 연쇄적으로 늦춰졌다. 이날 낮 12시 반 서울로 출발할 예정이던 열차는 12시 40분에, 12시 45분 출발 예정이던 열차는 12시 48분에 출발했다. 서울역에서 출발한 KTX 125열차도 10분 늦게 부산역에 도착했다. 이 사고와는 별도로 이날 오후 4시 44분경 동대구역을 출발해 서울로 향하려던 ‘KTX-산천’이 통신장애 현상으로 18분 늦게 출발하기도 했다.

최근 KTX의 잇단 사고 및 고장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인 박용걸 서울산업대 철도전문대학원장은 “한국에서 고속철이 개통된 지 7년이나 지났지만 정비기술과 조직원들의 유지보수 체계는 개통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며 “막연한 점검보다는 궤도 및 선로, 전기 신호 통신, 차량 등 3개 분야에서 한국 고속철에 맞는 유지보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최근 발생한 KTX 사고들에 대해 점검결과 및 개선방안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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