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8시 반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인근의 ‘카페 떼아뜨르 규호’(인천 남동구 구월3동)에서 재즈 공연이 펼쳐졌다. 재즈 가수 나오미 씨는 이들의 연주에 맞춰 ‘플라이 미 투 더 문’ ‘베사메무초’ 등 귀에 익은 노래를 재즈 버전으로 편곡해 들려주었다. 지하 1층에 모인 50여 명은 재즈 공연에 완전히 몰입해 한 곡이 끝날 때마다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이날 공연은 오후 11시까지 2시간 반가량 이어졌다. 가수 나 씨를 뺀 색소폰 드럼 전자피아노 베이스기타 등 4명의 연주자는 4일에 이곳에서 첫 무대를 선보였다. 이 카페가 매주 금요일 저녁 ‘재즈 공감’이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3회 공연에는 11명의 재즈 음악가가 이곳을 찾을 예정이다.
11년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마이미스트 최규호 씨(53)는 “카페를 열 때 품었던 초창기 꿈을 본격적으로 펼쳐 보려 한다”고 재즈공연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곳에 초청된 재즈 음악가들은 재즈계에서도 달인의 경지에 오른 뮤지션들로 불리고 있다. 모두 방송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거나 해외에서 인정받는 인물들. 피아노 김상민, 색소폰 고호정, 드럼 김웅환, 베이스기타 김왕국 씨 등이다.
11일 저녁 프랑스 파리 뒷골목에 있는
공연장 겸 식당과 유사한 인천 남동구
구월3동 ‘카페 떼아뜨르 규호’에서 재즈
뮤지션들이 연주와 노래 무대를 펼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카페 주인 최 씨는 클라운마임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마임 1세대다. 그는 인천의 최초이자 최장수 사설 소극장인 ‘돌체 소극장’을 운영하면서 극단 ‘마임’을 이끌고 있다. 그는 무대에서 관객을 기다리지만 않고 거리로 찾아나서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2000년 프랑스 파리 뒷골목의 허름한 식당 겸 공연장과 같은 ‘카페 떼아뜨르’를 차린 것.
“카페 문을 연 후 1년 동안 파리의 카페처럼 마임과 연극을 선보였는데, 손님들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어요. 무대에 오른 후배들 출연료도 제대로 챙겨줄 수 없어 ‘나 홀로 공연’을 시작했지요.”
최 씨는 군 복무 시절 드럼을 담당한 군악대 출신. 그는 마임연기와 드럼 외에도 색소폰 플루트 콘트라베이스 콩가 기타 등을 연주할 수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이기도 하다.
최 씨는 카페를 찾는 손님들이 술에 취하면 ‘정중히’ 내쫓는다. 카페 입구엔 ‘만취하신 분은 입장을 금합니다’라는 글귀가 있고, 식탁 위 냅킨이나 명함에는 ‘한 잔의 술을 팔기보다 또 다른 문화를 팔고자 합니다’라고 쓰여 있다.
이 같은 ‘카페 문화’에 반한 회원 300여 명이 이곳의 인터넷 카페(네이버의 ‘규호 라이브’)에서 열성적으로 활동 중이다. 이 중 10여 명의 특별회원은 최근 50만∼100만 원의 회비를 내 최 씨가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었다.
최 씨는 “회원의 도움으로 금요일의 ‘재즈 공감’을 시작한 데 이어 매일 테마 공연을 펼치려 한다”고 소개했다. 연극 마임 마술 등을 펼치는 퍼포먼스, 원로가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7080 공감’, 옛 DJ가 출연하는 ‘흘러간 DJ향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미 가수 김광진, 임희숙 씨와 DJ 김광한 씨 등 10여 명이 최 씨 프로그램에 동참하기로 했다.
한국 클라운마임의 개척자인 최 씨는 한국클라운마임협의회 대표, 한국연극협회 인천지회장 등을 지냈다. 매년 사비를 들여 세계 각국의 마임, 연극 공연팀을 초청하는 ‘인천 국제 클라운 마임축제’를 15회째 이어오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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