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법정사∼돈내코계곡 9km… ‘한라산 둘레길’ 1구간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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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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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삼나무 하늘을 찌르고 싱그러운 향기 코끝 찌른다

한라산 허리를 순환하는 둘레길 조성이 한창이다. 개장을 앞둔 1구간은 편백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았고 동백, 참식나무 등이 어우러져 삼림욕에 최적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한라산 허리를 순환하는 둘레길 조성이 한창이다. 개장을 앞둔 1구간은 편백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았고 동백, 참식나무 등이 어우러져 삼림욕에 최적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편백과 삼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 곧게 솟았다. 싱그러운 향기는 코를 자극했다. 수령이 50년 이상인 나무는 어른 2명이 안아도 손이 닿지 않을 만큼 두툼한 허리둘레를 자랑했다. 동백 참식 새덕이 등 상록수는 봄 햇살을 받으며 푸름을 발산했다.

12일 찾은 한라산 둘레길 1구간 풍경이다.

한라산 둘레길은 산림청의 지원을 받아 제주도가 조성하고 있는 숲길. 해발 600∼800m의 한라산 허리를 도는 길이기 때문에 ‘환상(環狀)숲길’로 불린다.

개장을 앞둔 1구간은 서귀포시 법정사에서 돈내코계곡 부근까지 9km. 대표적인 상록활엽수인 붉가시나무 붓순나무가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서어나무 졸참나무 등이 자생하고 양치식물이 자주 보이는 등 다양한 식물생태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서귀포시 강정천으로 이어지는 크고 작은 하천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1940년대 제주4·3사건 당시 경찰의 감시망 역할을 한 주둔소를 비롯해 일제강점기의 병참로(일명 하치마키도로), 숯가마터 등의 흔적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날 답사에 동행한 여미지식물원 김명준 객원연구원은 “자연과 역사를 동시에 체험하는 최고의 삼림욕 코스가 될 듯하다”며 “제주의 대표적인 난대식물이 다양하게 자생하기 때문에 자연학습장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한라산 둘레길은 2014년까지 30억 원을 들여 80km 길이로 조성한다.

서귀포자연휴양림∼돈내코청소년수련원∼사려니숲길∼한라생태숲∼관음사야영장∼천아오름수원지∼노로오름∼돌오름 등을 연결한다. 20km는 기존 일제 병참로, 버섯운송로, 임도 등을 활용하고 나머지 60km는 새로 숲길을 만든다. 숲길은 너비가 최대 2m로 주변의 자연자원과 지형을 최대한 활용한다.

고영복 제주도 녹지환경과장은 “한라산 둘레길을 완성하면 주로 해안가를 도는 제주올레길과 더불어 제주의 명품 길이 탄생한다”며 “당초 이달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구제역 여파로 다음 달 초에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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