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말레이곰 ‘꼬마’가 트위터를 한다고?

  • Array
  • 입력 2011년 3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탈출했다 잡힌 서울동물원 곰 화제되자 사육사가 계정 개설“이사했어요”등 일상 공유 대화

지난해 12월 동물원을 탈출했다 잡힌 말레이곰 ‘꼬마’의 트위터 화면. 서울동물원은 꼬마의 일상을 누리꾼들과 공유하기 위해 트위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운영은 꼬마의 ‘엄마’로 불리는 사육사 추윤정 씨가 맡았다.
“말레이곰 트위터? 사육사님이 하는 건가요?”(@sadalee)

“저예요, 꼬마!”(@sunbear2011)

“에이, 거짓말…”(@mglee1031)

“이 형 속고만 살았나…”(@sunbear2011)

9일 오후 소셜네크워킹서비스(SNS) 트위터에서 오간 대화다. 스스로 “서울동물원 말레이곰 ‘꼬마’”라고 말한 ‘sunbear2011’에 대해 트위터 이용자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꼬마는 지난해 12월 초 사육사가 방심한 틈을 타 동물원을 탈출해 9일 동안 청계산을 누볐던 8년생 말레이곰이다. 그런 꼬마가 이번엔 온라인으로 탈출한 셈이다.

진짜 꼬마가 트위터를 한다면 ‘해외토픽’ 감이겠지만 아쉽게도 sunbear2011의 주인공은 꼬마의 ‘엄마’라 불리는 사육사 추윤정 씨(29·여)다. 최근 서울동물원은 꼬마의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고 추 씨에게 꼬마를 의인화해 트위터를 운영토록 했다. 동물이 트위터 계정을 가진 것은 서울동물원 내 동물 중 꼬마가 처음. 특정 종(種)이 아닌 개체를 온라인에서 마케팅하는 것도 꼬마가 최초다. 계정 이름은 말레이곰의 또 다른 이름 ‘태양곰(Sunbear)’에서 따왔다.

추 씨는 “동물원을 탈출했을 때만 해도 악동처럼 여겨졌지만 포획된 이후에는 오히려 인터넷을 중심으로 큰 화제가 됐다”며 “꼬마의 일상을 누리꾼들과 공유할 계획으로 트위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동물원 탈출 당시 꼬마를 자처한 비공식 트위터가 개설될 정도로 꼬마는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트위터 운영 원칙은 철저히 꼬마를 의인화하는 것. “오후 되면 제가 좋아하는 포근한 해님이 나오시려나?” “저 그제 이사했어요. 동물원에서 집 꾸며준대요” 등 트위터 속 얘기들은 모두 1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주제 역시 일상에 관한 얘기가 대부분이다. 추 씨는 “지금도 사이가 좋지 않은 연상 아내 ‘말순이’ 얘기나 꼬마보다 덩치는 큰데 나이가 어려 경계하는 옆집 동물 ‘애조불곰’ 얘기 등도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꼬마는 당분간 온라인에서만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현재 말레이곰 우리 확장 공사 때문에 꼬마는 관람객이 볼 수 없는 우리 안에 들어가 있다. 꼬마가 오프라인으로 컴백하는 시기는 공사가 끝나는 다음 달 중순 이후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