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로비’ 고강도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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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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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률 前국세청장 檢출두… “성실히 조사받겠다”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28일 오후 2시경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안으로 굳은 표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28일 오후 2시경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안으로 굳은 표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2년 만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청사에 모습을 나타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 최윤수)는 28일 오후 한 전 청장을 소환해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짙은 남색 코트 차림의 한 전 청장은 이날 오후 2시 변호인과 함께 검찰청사에 도착했으며 ‘돌연 입국한 이유가 뭔가’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만 대답한 뒤 곧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이날 한 전 청장을 상대로 2007년 당시 직속상관이던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고 최욱경 화백의 ‘학동마을’을 선물한 이유와 이 그림을 처음 취득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한 전 청장은 검찰 조사에서 “당시 내 직책이 국세청 차장이었는데 국세청장에게 인사 청탁을 할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며 청탁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검찰은 국세청장 재임 시절 ‘박연차 게이트’의 단초가 됐던 태광실업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관할지방청인 부산지방국세청이 아니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에 맡긴 이유와 2008년 12월 경북 경주시의 골프장에서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과 가까운 포항지역 인사들을 접대하면서 국세청장직 유지 로비를 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검찰은 국세청장직 유지 로비 의혹은 관련자 조사를 통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전 청장은 이른바 ‘그림 로비’ 의혹이 불거지자 2009년 1월 국세청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뒤 같은 해 3월 미국 뉴욕주립대에 방문연구 명목으로 출국했다가 2년 만인 지난달 24일 사전 예고 없이 귀국했다. 한 전 청장은 귀국한 이후 취재진을 피해 자택이 아닌 외부의 다른 장소에 머물러 오면서 검찰 조사에 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의 진술 내용을 정밀 검토한 뒤 필요하면 다시 소환할 방침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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