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한인들 지진 대참사 속 왜 피해 적었나?

  • Array
  • 입력 2011년 2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지진, 도시 심장부 바로 강타… 서쪽 한인타운 다행히 비켜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리카턴 지역에 있는 한인교회 예배당 건물. 22일 발생한 지진
으로 벽돌이 무너져 내렸다. 다행히 이번 지진 때 이 교회 예배당에는 아무도 없어 인명
피해가 생기지는 않았다. 크라이스트처치=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리카턴 지역에 있는 한인교회 예배당 건물. 22일 발생한 지진 으로 벽돌이 무너져 내렸다. 다행히 이번 지진 때 이 교회 예배당에는 아무도 없어 인명 피해가 생기지는 않았다. 크라이스트처치=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뉴질랜드 남섬에 위치한 제2의 도시 크라이스트처치를 강타한 지진은 도심 한복판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지만 다행히 크라이스트처치에 살고 있는 한인들의 피해는 크지 않았다. 진앙인 리틀턴 항구가 한인 남매가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캔터베리TV 빌딩 등이 모여 있는 ‘시티센터’를 중심으로 서쪽에 위치한 데다 지진이 일어난 지역이 한인이 많이 사는 지역과 상가 지역을 비켜갔기 때문이다.

○ 한인 밀집지 진앙서 상당 거리

한인들이 주로 모여 사는 곳은 ‘시티센터’를 중심으로 서쪽에 위치한 리카턴 지역. 이곳에 한인들이 운영하는 상가 15개 정도를 비롯해 많은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가 워낙 넓어 교민들이 흩어져 살고 있는 데다 그나마 많이 모여 사는 곳도 지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었다. 박기성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장은 “생각보다 교민들의 피해가 적어서 다행”이라며 “리카턴 지역 외에도 한인이 많이 살고 있는 에이번헤드 지역도 지진의 영향이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심에 위치한 한인 상가 중에는 유리창이 박살나고 진열된 물품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곳도 몇 군데 눈에 띄었지만 이들은 뉴질랜드 정부의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광일 주뉴질랜드 대사는 “지난해 9월 지진이 발생했을 때만 해도 지진 피해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을 들었던 분들이 거의 없었다”며 “하지만 그 이후 대부분 보험을 들었기 때문에 당분간 영업을 못하더라도 대부분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뉴질랜드로 간 여행객들은 대부분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간 상태다. 도심 등에 머물다 여권이나 소지품을 미처 챙기지 못한 채 대피한 한국인 여행객 20여 명에 대해선 현지 영사 당국이 한인회 사무실에서 임시 여권 발행업무를 지원했다.

○ 여진에도 구조작업은 계속돼

자료 : 구글어스
25일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붕괴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뉴질랜드 당국은 이날까지 총 113구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도 공식적으로 등록된 실종자가 228명에 달하는 만큼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까지 유길환(24) 가온 씨(21) 남매의 생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24일 크라이스트처치에 도착한 아버지 유상철 씨(56)는 리카턴 지역에 있는 숙소에 머무르며 남매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현지에서 어학연수 중인 유학생 김모 씨(22)는 “유 씨 남매가 영어 공부를 위해 한국인들이 없는 어학원을 찾아갔다”며 “유 씨 남매 외에는 그 어학원에 다녔던 한국인이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규모 4.3의 여진이 발생하는 등 서너 차례 간헐적으로 건물이 흔들리고 지반에서 ‘우웅’ 하는 소음이 나기도 했지만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크라이스트처치(뉴질랜드)=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