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보성 차밭 한파 피해 극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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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재배농가 70% “겨울 혹한에 차나무 고사”… 예상 피해 108억

국내 최대 녹차산지인 전남 보성의 차나무가 올겨울 혹독한 추위로 냉해를 입어 봄 녹차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고급 녹차 생산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재배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전남 보성군은 14일부터 이틀 동안 녹차 재배농가 21곳에서 경작하는 차밭 87.8ha(약 27만 평)에 대한 표본조사 결과 54ha(70%)가 동해를 입었다고 22일 밝혔다. 보성지역 전체 차 재배 농가 1043곳의 차밭 958ha 중 70%인 670ha에서 동해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성군은 차밭 냉해가 1977년 이후 34년 만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겨울 보성도 추위가 기승을 부려 지난해 12월 한 달간 최저기온 영하 5도 이하가 9일, 지난달에도 최저기온 영하 8도 이하가 16일이나 됐다.

차나무는 강추위로 뿌리나 줄기가 얼면 수분 흡수 능력이 떨어져 잎에 수분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피해가 발생한다. 수분이 공급되지 않는 잎은 처음에는 파란색으로 말라가다 나중에 빨간색으로 변해 고사한다. 차나무 동해는 날이 풀리면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차나무 피해가 커지면서 올해 녹차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3, 4월에 딴 첫 잎으로 만드는 우전, 세작 등 고급녹차 생산이 거의 힘들 것으로 우려된다.

보성군은 볏짚이나 건초 등으로 토양 수분 증발을 막고 방풍벽을 차나무보다 높게 설치하도록 하는 등 관리요령을 교육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보성군은 3, 4월에 손으로 따는 고급녹차 잎은 kg당 4만 원이고 6월에 기계로 수확하는 녹차 잎은 kg당 800원인 점을 감안해 냉해 피해액이 108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성군은 정부에 동해 피해를 본 차나무에 대한 정확한 피해조사와 복구지원 등을 건의했다. 서상균 보성차생산자조합대표는 “농민들은 녹차 밭 70% 이상이 냉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 차 농사를 망친 것 같아 벌써부터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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