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공존을 향해/3부]<4>SNS로 전해온 독자들의 제안

  • Array
  • 입력 2011년 2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관심 UP 물질적 나눔보다 문화나눔 유의미 출근길 이웃에 “안녕하세요” 인사
희망 UP 음악 통해 누군가 인생 바뀔수도 냉정하던 이웃 따뜻하게 말 건네

일러스트레이션=서장원 기자 yankeey@donga.com
“생활습관을 바꾸면 취약계층을 포함한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음악 선율 하나는 아이들의 인생을 좌우할 만큼 엄청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구청 등 지방자치 단체들이 나서서 지역 자치모임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다시 공존을 향해’ 3부 1회 ‘부익건빈익병(富益健貧益病)을 넘어서’, 2회 ‘음악으로 희망 찾는 아이들’, 3회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아십니까’ 기사에 대해 독자들과 전문가들은 페이스북(www.facebook.com/2011together)과 트위터(www.twitter.com/2011together), 동아닷컴과 기자 e메일 등을 통해 이같이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대부분 독자와 전문가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얼마든지 해결이 가능한 사안”이라며 “생각보다 쉬운 해결방법이 있는데도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 “빈곤층 중증 환자를 위한 별도 펀드를”

부유층은 비용을 들여 꾸준히 건강관리를 하는 데 반해 빈곤층은 상대적으로 건강에 대한 무관심으로 건강관리가 취약하다는 내용을 담은 ‘부익건빈익병을 넘어서’에 대해 독자들은 “이러다 건강마저도 유전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 대형 병원의 과장급 의사는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건강하고 잘생긴 사람을 선택해 배우자로 삼으려는 경향이 있으며 이게 계속 반복됨에 따라 부자들은 갈수록 더욱 건강해지고 키 크고 잘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선택권이 상대적으로 제한된 서민들은 상대적으로 허약한 배우자를 만나 유전적으로도 약한 체질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논리다.

이 의사는 “이와 같은 극단적인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면 큰일이 나겠지만, 의료인 입장에서 볼 때 이런 현상이 관찰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큰돈 들어가는 치명적인 질병에 걸리는 환자들은 대부분 치료비를 감당하기 힘든 계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는 “여전히 희망은 있다”고 강조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아직 한국의 지역별 계층별 의료격차는 미국 등 선진국만큼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의료기술이 발전한다고 모든 사람이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며 의료기술을 어떻게 사회제도로 만드느냐에 따라 국민 전체의 건강 수준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의료제도를 정비해 모든 지역에서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게 하면 부익건빈익병 현상은 사라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본인이 접근 가능한 의료기관도 이용하지 않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누구나 받게 돼 있는 건강검진제도의 경우 자영업자나 비정규직 같은 경우 생계 문제나 무관심 때문에 국가가 제공하는 검진도 못 받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문제만 당장 제도적으로 보완해도 건강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석준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생활습관만 바꿔도 취약계층뿐 아니라 국민 전체의 건강수준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복부비만과 고혈압 고혈당 등) 대사증후군을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우리도 국가나 사회가 나서서 일종의 문화운동 차원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윤 교수는 “이미 질병에 걸린 경우는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며 “특히 소득이 낮은 취약계층의 건강수준을 끌어올리려면 의료제도를 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령 서민들의 경우 중증의 질환에 걸렸을 때 비용 문제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들을 위해서는 건강보험이 보장해주는 범위를 넓혀줘야 하지만 당장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기 때문에 건강보험과 별도로 의료안전망기금과 같은 펀드를 만들어 운용하면 당장 이들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물질은 순간, 문화는 미래를 바꾼다”

3부 2회 ‘음악으로 희망 찾는 아이들’은 오케스트라와 같은 문화활동 기회를 제공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문화적 사회봉사’를 다룬 기사였다. 이에 대해 독자들은 “물질적인 도움 못지않게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봉사의 참뜻을 알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본보는 세종문화회관, 현대건설과 함께 문화나눔 프로젝트 ‘함께해요 나눔예술 해피 투모로(Happy Tomorrow)’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서울시무용단 서울시합창단 등 세종문화회관 산하 9개 예술단, 전통타악연구소 모티브싱어즈 등 20여 개 외부예술단 등이 보육원, 복지시설, 병원 등을 찾아 문화예술 공연을 펼치며 희망을 선사하는 활동을 후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현대건설 김중겸 사장은 “물질적인 지원은 당장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문화적 나눔은 받는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며 “꿈과 희망을 갖고 좀 더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도록 돕는 문화 나눔 활동이 가장 차원이 높은 봉사의 형태이며 공존 기사를 통해 그 가능성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한 독자는 “내 처지를 한탄하기 송구스러울 정도로 다들 힘든 세상”이라며 “비관과 절망으로만 끝나지 않고, 희망의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음악이 당장 치유효과가 있는 의료행위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정현주 이화여대 교육대학원 교수(음악치료학)는 “어려운 처지에 처한 사람들에게 음악은 구원이자 안식처로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전했다. 특히 아직 정서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 음악 선율 하나는 아이들의 인생을 좌우할 만큼 엄청나게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음악은 정서적으로 사람을 안정시킨다”며 “본인이 직접 음악 연주를 하면 자신감도 얻을 수 있으며 다른 악기와의 협주를 통해 조화를 배울 수 있고, 조금씩 실력을 늘려가는 과정에서 인내심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문화 나눔 활동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이 구체적인 활동을 펼쳐 전국적으로 엘 시스테마 운동 붐이 일면 사회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 “공동주택에 모임 공간 마련 필요”

3부 3회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아십니까’는 같은 아파트 옆집에 사는 사람이 누군지 잘 모르는 ‘이웃 소외’ 현상을 다뤘다. 이에 대해 많은 독자들이 “남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페이스북에서 한 독자는 “얼마 전 아파트 단지 앞 사거리에서 추돌사고가 발생해 대판 싸움이 났는데 알고 보니 같은 동의 위아래층에 사는 사이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또 다른 독자는 “이 기사를 읽고 난 뒤 큰맘 먹고 출근길에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분께 인사를 드렸다”며 자신의 ‘실험담’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독자가 처음에 인사했을 때는 아무런 반응 없이 분위기가 ‘썰렁’했으나 그 다음 날에도 인사를 했더니 “아, 네네”라며 어색하게 인사를 받더라는 것. 하지만 그 다음 날 또 인사를 하면서 이번에는 평소 좋지 않았던 허리에 통증이 와 허리를 손으로 잡았더니 “아이고, 허리가 많이 아프신 모양이에요”라며 친절하게 인사를 받았다는 것이다. 또 그는 “매주 일요일 재활용쓰레기 수집일 날 만나는 분들과도 인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독자처럼 개인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윤석민 교수는 “국내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는 대부분 관리사무소를 제외하고 주민들이 공동 관심사나 문제를 논의할 공간이 없고 반상회가 있지만 권위주의시대 관치와 주민통제의 수단처럼 인식돼 참석을 꺼리는 이가 많다”며 “구청 등 지방자치단체가 주민들이 공동 관심사를 놓고 논의하는 자치모임이 활성화되도록 공간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동아일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www.twitter.com/2011together)와 ‘페이스북’(2011 다시 공존을 향해·www.facebook.com/2011together)에서 신년기획 ‘다시 공존을 향해’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 두 계정에서 ‘다시 공존을 향해’ 특별취재팀은 독자 여러분과 ‘친구’ 자격으로 소통하며 기사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허물없는 비평과 아이디어, 미처 저희 공존 취재팀이 포착하지 못한 관점이나 현장을 알려주시면 즉시 달려가 기사화하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페이스북에서는 개인신상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으니 편안하게 동아일보 특별취재팀과 의견을 나눠 주시기 바랍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