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거주 이집트인들 불안한 하루하루… “인터넷 차단된 뒤론 가족과 연락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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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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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반정부 시위 지지”

한국에 살고 있는 이집트인들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인근 카페에서 고국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한국에 살고 있는 이집트인들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인근 카페에서 고국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매일 부모님 안부를 물었는데 시위사태 이후 연락이 안 돼요.”

“민주화를 향한 아랍인들의 요구가 인근 국가로 파도처럼 퍼져나갈 겁니다.”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국이슬람중앙회(이슬람사원)에서 열린 ‘주마(Jumah·금요 예배)’에 참석한 이집트인 이브라임 알 하발 씨(33)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이같이 말하며 가족 걱정과 함께 조국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국에 거주하는 이집트인 등 중동인 수십 명은 이날 예배가 끝난 뒤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삼삼오오 모여 고국의 소식과 가족 걱정에 애를 태웠다.

영국 BBC,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 등 외신으로 매일 현지 상황을 듣고 있는 이집트인들에게 가장 큰 걱정은 역시 가족의 안전. 한국에서 10년째 살고 있는 무함마드 압델메제드 씨(31·회사원)는 “매일 인터넷 화상통화로 일흔이 넘은 부모님의 건강을 확인했는데 시위가 발발한 뒤로는 인터넷이 안 돼 연락을 못하고 있다”며 불안해했다. 아메르 제이마 씨(31·회사원)는 “무바라크 정권의 방송 등 언론 통제가 심해 시골에 있는 사람들은 카이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른다고 한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이날 만난 이집트인과 중동인들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과 정치 개혁을 지지했다. 메드하트 제이마 씨(28·중고차 매매업)는 “이집트에서는 원칙도 인권도 없어 할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살았다”며 “무바라크에 대한 국민의 불만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예멘 출신 무함마드 알루아 씨(35·단기 체류)는 “독재에 억눌려온 중동국가 국민이 이집트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며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지면 다음 순서는 알제리와 요르단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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