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받아 발급후 방치” 무실적 카드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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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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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보유자 돌려막기 의심… 카드사 ‘3장 이상’ 정보공유

김모 씨(38·여)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재취업이 어려워지자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신용카드 ‘카드론’ 서비스를 이용했다. 이후에도 뚜렷한 소득이 없자 6장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하다가 결국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신용회복위원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개인 워크아웃 신청자는 신용카드를 많게는 10장 넘게 발급받아 빚을 갚아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다량의 신용카드를 보유한 사람들은 이처럼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위한 ‘돌려막기’용으로 카드를 썼을 가능성이 높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2003년 카드대란 때도 쌓인 빚을 신용카드로 돌려막는 사례가 많았다”고 했다. 카드회사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부터 복수 카드 소지자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2009년에는 정보공유 대상자 기준을 4장에서 3장 이상으로 강화했다.

최근에는 카드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돌려막기’용으로 의심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주변 사람들 부탁으로 하나 둘씩 만들다 보면 어느새 3, 4개 넘어가지만 실제 쓰는 카드는 1, 2개뿐”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1년간 사용 실적이 없는 휴면카드는 발급 카드 전체의 약 27%로 나타났다. 또 카드 부가 서비스 혜택이 다양해지면서 생활 패턴에 따라 여러 장의 카드를 쓰는 경우도 많아졌다.

일반적으로 적절한 카드 개수를 지정하기는 힘들다. 다만 금융전문가들은 “본인의 신용 관리와 포인트 적립 등을 위해서도 카드 1, 2장을 집중해서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도난과 분실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쓰지 않는 카드는 바로바로 없애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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