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흥수 전 울산시 부시장이 울산신용보증재단(신보) 이사장에 최근 임용됐다. 신보는 담보력 부족으로 자금 조달에 애로를 격고 있는 우량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채무를 보증해주는 울산시 출연기관. 이사장 임명권자는 박맹우 울산시장이다.
울산신보는 유태일 전 이사장이 울산 중구청장 재선거(4월) 출마를 위해 이달 초 사퇴한 뒤 후임으로 많은 인사가 거론됐다. 유 전 이사장은 박 시장의 선거 공신 중 한 명. 약사 출신이지만 2000년 4월 임용돼 10여 년간 장수했다. 따라서 후임 이사장도 박 시장 3선 연임에 기여했거나 정치권 추천 인사 몫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박 시장은 이런 예상을 깨고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본부장에서 2008년 12월 퇴직한 뒤 서울 자택에 쉬고 있던 배 전 부시장을 영입했다. 배 전 부시장은 2005년 1월부터 1년 5개월간 울산시 행정부시장을 지낸 것 말고는 울산은 물론이고 박 시장과도 특별한 인연이 없다. “의외의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박 시장 인사 스타일은 업무 능력 중심, 믿고 맡기면 하자가 없는 한 신임, 외부 청탁 배제로 요약된다. 배 전 부시장은 꼼꼼하지만 원만한 업무 처리가 강점으로 꼽혔다. 박 시장이 이를 눈여겨봤다가 다시 일을 맡김으로써 자신의 ‘인사 3원칙’을 모두 반영한 셈.
박 시장 인사 방식에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한번 눈 밖에 나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원상회복이 어렵다. 한 사람을 연임시키는 것 역시 업무 연속성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조직 활력이 떨어지는 부작용도 없지 않다. 외부 추천 인사를 철저히 배제하는 부분은 ‘장수 시장의 독단’으로 비칠 수 있다. 일부 문제만 보완한다면 박 시장 인사 3원칙은 긍정적인 측면이 많고 박수를 받을 만하다. 다음 달 7일 임기가 끝나는 울산도시공사 사장과 최근 교체설이 흘러나오는 정무부시장 인사에서도 그의 인사 원칙이 적용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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