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대학 탐방]부산대학교

  • Array
  • 입력 2011년 1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GSP로 영어실력 UP… CAP+로 취업경쟁력 UP

국립 부산대는 동남권 최고 대학이라는 평가를 넘어 글로벌 명문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 ‘제2의 건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캠퍼스 전경. 사진 제공 부산대
국립 부산대는 동남권 최고 대학이라는 평가를 넘어 글로벌 명문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 ‘제2의 건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캠퍼스 전경. 사진 제공 부산대
부산대는 지방거점 국립대 가운데 최고 대학이란 평가를 받는다. 대내외 성적표가 이를 증명한다.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진행한 ‘대학 연구활동 실태조사’에서 총 논문 수 전국 5위, 교원 1인당 논문 수 종합대학 3위였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와 ‘톰슨-로이터사’의 2010년 세계 대학 평가에서 세계 3만여 대학 가운데 325위를 차지했다. 2003년부터 1조8000여억 원을 투자해 교육, 연구시설이 36만 m²(약 10만9000평)에서 105만 m²(약 31만8000평)로 늘어났다. 모든 강의실도 e러닝이 가능한 첨단강의실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말 국내 15대 그룹 승진 임원 출신 대학을 보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 이어 부산대가 전국에서 네 번째 많은 승진자(71명)를 배출했다. 지난해 재학생 장학금 수혜율도 57.6%에 이른다.

대학 안팎에서는 부산대가 르네상스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 부산대는 이런 평가를 넘어 글로벌 명문대로 성장하기 위해 ‘제2의 건학’을 준비하고 있다.

○ 미래지향 단과대학 체제 전환

부산대는 단과대학 체계를 미래 사회 변화를 감안해 수요자 중심 체제로 바꿨다. 밀양대와 통합한 뒤 전국 처음으로 나노과학기술대를 신설했다. 지난 학기부터 상과대학을 경영대학과 경제통상대학으로 나눠 운영한다.

2009년 도입한 모든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는 복수전공 제도인 GSP(Global Studies Program)는 재학생에게 인기다. 원어민 교수진에게서 해외유학에 맞먹는 교육을 받기 때문. 신설된 경제통상대학 국제학부의 복수전공 프로그램으로 재편됐다. 공인영어성적, 학점, 영어 에세이 평가, 영어 면접을 통과한 2학년생부터 GSP를 수강할 수 있다. 국제학 경영학 철학 역사 등 학과별 경계를 넘나드는 교육과정과 토론, 발표 수업 위주로 진행한다. 방학 때는 교환학생, 해외 인턴십, 해외 조사 프로그램 등 해외진출 기회도 있다.

○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전문대학원

부산대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 한의학전문대학원 국제전문대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로스쿨은 서울대(150명) 다음으로 많은 입학정원(120명)을 두고 있다. 부장판사 부장검사 미국변호사 출신을 대거 영입했다. 부산의 지리적 이점을 내세워 국제금융·해운·통상 전문 법조인을 양성할 계획이다. 국내 ‘TOP 5’가 목표다. 국내에 하나뿐인 한의학전문대학원은 2008년 문을 열었다. 기존 한의대와 차별화된 양·한방 협진체제와 연구개발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의학전문대학원은 세계적 의료허브로 조성된 양산캠퍼스를 기반으로 전문 의료인을 배출하고 있다. 부산대에는 부산 아미동과 양산신도시에 2개의 대학병원이 있다. 치의학전문대학원도 2006년 전문대학원 체제로 바뀌면서 부산·경남지역 유일의 치과의사 양성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양산캠퍼스에 치과병원도 세웠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처음 설립된 국제전문대학원은 국제통상, 해외지역연구, 국제물류 및 항만관리, 국제협력, 한국학 등 5개 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 취업, 국제화 지원으로 글로벌 대학 약진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세계 32개국 224개 대학과 교류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롤스로이스사 등 세계적인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들이 부산대의 파트너다.

학생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1년에 1000명이 해외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글로벌 챌린지 1000’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외국 유학생이 한국 학생에게 개인별 밀착지도를 받는 튜터링 프로그램도 유학생에게 인기다. 외국인 교수 확충, 학생 국제교환프로그램, 영어 전용 강의 복수전공 등도 국제화 전략 가운데 하나다.

효율적 학생 진로를 위해선 종합인력개발원에서 자기 적성에 맞는 직업 선택과 구직활동을 돕는 CAP+(대학생 진로지도 프로그램)를 운영한다. 종합인력개발원은 분야별 취업동아리 ‘수리온’도 운영한다. 이 동아리는 생긴 지 1년 만에 취업률 90%를 기록했다. 올해엔 50개 동아리 700여 명이 대학의 지원을 받는다. 내년엔 1000명을 모집해 재학생들의 취업 경쟁력을 키워줄 계획이다. 부산대는 전체 재학생 가운데 16%(4436명)가 기숙사 8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 5개 캠퍼스 연구-의료-나노-산학협력 등 특화 ▼

부산대에는 5개 캠퍼스가 있다. 부산, 양산, 밀양, 아미와 밀양 내이캠퍼스다. 부산대는 이 캠퍼스들을 학문적 기능에 맞춰 특화시키는 ‘멀티캠퍼스’로 조성하고 있다. 본교와 분교, 규모나 수적 우위를 내세우는 게 아니라 핵심 특화분야를 집중 지원해 대학 발전을 꾀하려는 의지를 담았다. 5개 캠퍼스를 연구 의료 나노 산학협력으로 기능을 확실히 나눴다.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캠퍼스는 연구중심 종합대학을 표방한다. 인문, 사회, 기초과학 등 모든 분야 학문 연구를 이곳에 집중시켰다. 부산대는 전국 최초로 모든 강의실을 첨단 e러닝이 가능한 강의실로 바꿨다.

경남 양산신도시 양산캠퍼스는 의·생명과학 캠퍼스로 특화했다. 양산캠퍼스에는 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 한의학전문대학원 간호대학 등이 있다. 양산부산대병원(제2대학병원) 어린이병원 치과병원 한방병원 재활병원 전문질환센터 등이 있어 교육 연구 치료가 한곳에서 이뤄지는 국내 최대 의·생명과학 캠퍼스다.

부산대병원이 있는 부산 서구 아미캠퍼스는 ‘도시형 메디컬타운’으로 거듭나고 있다. 아미캠퍼스에 2017년까지 2180억 원을 들여 새 건물을 짓거나 리모델링으로 최첨단화할 계획이다. 이곳에 연차적으로 외상전문센터, 호흡기전문질환센터, 보건의료연구센터, 고객지원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2006년 밀양대와 통합한 후 새로 조성한 밀양캠퍼스는 미래 유망 학문인 나노, 바이오 특성화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옛 밀양대인 내이캠퍼스는 리모델링을 거쳐 교육문화·산학협력 지원 기능을 할 계획이다. 김인세 총장은 “멀티캠퍼스 전략은 수도권과 차별화된 발전 모델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른 대학에서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인세 부산대 총장 “차세대 기계-조선해양 특화분야 집중 육성”


김인세 부산대 총장(64·사진)은 “환태평양의 관문에 있는 부산대는 지방대가 아니라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으로 성장했다”며 “이제는 수도권 대학과 차별화된 발전 모델을 통해 글로벌 인재 양성의 산실로 우뚝 설 것”이라고 밝혔다. 2003년 9월 취임한 그는 부산대 사상 첫 연임 총장이다. 재임 기간 그는 새로운 국립대 모델을 창출한 최고경영자(CEO)형 총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음은 김 총장과의 문답.

―8년째 부산대를 이끌고 있다. 그동안 역점정책과 교육환경 개선 정도는….

“1조 원대가 넘는 교육, 연구 인프라를 확충했다. 주요 캠퍼스에 신축 또는 리모델링이 추진 중인 건물의 총면적을 합치면 54만3012m²(약 16만4000평)에 이른다. 1946년 부산대 개교 이래 2003년까지 지은 것보다 더 많다. 지역사회 특성을 살린 특화발전, 연구역량 강화,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인재 육성, 지역 산업과 경제, 문화, 교육 발전 등에 주력했다. 그리고 대학 발전을 이끄는 주요 동력 가운데 하나는 재정이다. 대학발전기금 조성과 국책사업 유치에 노력을 기울였다. 취임한 후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발전기금 모금에 나섰다. 그 결과 현재 현물과 약정금액을 포함해 발전기금 3000억 원을 조성했다.”

―연구기반을 강화한 결과 어떤 점이 달라졌나.

“재정과 연구기반 위에 강력한 연구진흥책을 펼쳤다. 세계적인 연구그룹 및 기업과의 협력을 이끌어냈고 국제산학 협력도 선도했다. 또 밀양대와의 성공적인 통합, 국내 유일의 한의학전문대학원 유치, 해운 통상 금융 분야로 특화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설립 등 굵직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앞으로 부산대의 전략은….

“다시 시작이다. 글로벌 시대에서 국제화 관련 지수와 환경을 크게 개선해야 한다. 기초학문에 투자하고 보호학문을 육성할 것이다. 이공계 발전을 위해 우수 대학원생도 확보할 것이다. 차세대 기계시스템과 조선해양공학을 특화 분야로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첨단·융합 신물질 물리, 분자과학기술, 장수생명과학, 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첨단 수송시스템 및 부품소재 등도 핵심 전략 분야로 육성하고 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