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집 게이트’]“강 前청장 4000만원 주며 브로커 유씨 해외도피 권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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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바집 로비’ 국회의원 2, 3명 연루 정황… 검찰, 수뢰혐의 광역단체장도 소환 검토

강희락 전 경찰청장이 건설현장 식당(일명 함바집) 운영권 브로커 유모 씨(64·구속기소)에게 거액을 건네며 해외 도피를 권유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유 씨가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과 현직 광역자치단체장에게도 돈을 건네며 로비를 벌인 정황을 확인하고 정관계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함바집 운영권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여환섭)는 7일 “강 전 청장이 유 씨에게 도피를 권유한 정황이 일부 나와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강 전 청장이 지난해 8월경 외국에 잠시 나가 있으라며 4000만 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유 씨로부터 확보하고, 사실 확인을 위해 강 전 청장과 유 씨의 통화 명세를 분석하고 있다. 유 씨가 검거될 경우 자신과의 관련성이 드러날 것을 우려한 강 전 청장이 이같이 회유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은 친구들과 함께 이달 1일 베트남으로 떠나려다 인천공항에서 출국금지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출국을 포기했다. 검찰은 강 전 청장과 이 전 청장을 다음 주 초 소환해 로비 의혹을 본격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유 씨가 국토위 소속 의원 2, 3명에게 건설업 관련 청탁과 함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민주당 조영택 의원에게 500만 원의 후원금을,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의 지역구 문화예술단체에 기부금을 건넸다는 유 씨의 진술에 따라 대가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조 의원은 “유 씨로부터 후원금을 받았지만 청탁과 함께 건네진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유 씨가 현직 광역자치단체장에게도 거액의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함에 따라 소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전직 장관 L 씨 동생의 은행계좌에 두 차례에 걸쳐 1억5000만 원이 입금된 경위도 확인하고 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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