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9억 수수의혹 한명숙 前총리측 이상한 돈 거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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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前총리 동생들 美 조카에 환전기록 없는 1만달러 송금

건설시행사 한신건영 대표 한만호 씨(50·복역 중)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9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여동생들이 은행 환전 기록이 없는 1만 달러를 미국에 있던 한 전 총리의 아들에게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동열)는 한 전 총리의 여동생 2명이 2007년 12월 31일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에 개설된 한 전 총리의 아들 박모 군 계좌로 각각 5000달러씩, 모두 1만 달러를 송금한 사실을 4일 공판에서 공개했다. 검찰은 향후 공판에서 이런 자금의 출처를 집중 추궁해 한 전 총리 측을 압박할 방침이다. 하지만 한 전 총리의 여동생들은 1만 달러를 송금하기 이전에 은행에서 본인들의 돈으로 달러를 매입한 기록이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한 전 총리의 여동생들이 한 전 총리로부터 달러를 받아 조카에게 송금해줬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 전 총리의 여동생들이 평소 달러를 조금씩 모아두었다가 조카에게 보냈을 수도 있지만 과거에 이들이 은행에서 달러를 매입한 기록이 없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박 군은 1만 달러를 송금 받은 직후인 2008년 1월 초 미국 보스턴 인근 에마뉘엘 칼리지에 입학해 지금까지 3년간 학교를 다녔다. 이 대학의 학비는 연간 3만9600달러. 최근 3년간 학비로만 최소한 11만8800달러가 들어갔지만 지금까지 박 군에게 송금된 돈은 1만 달러에 불과해 유학생인 박 군이 10만 달러가 넘는 거액을 어떻게 마련했는지도 의문으로 남아 있다.

또 검찰은 한 전 총리가 2007년 8월 하나은행 한남동지점에서 1억 원을 대출받아 사용한 뒤 2008년 7월 상환할 때 사용된 출처 불명의 현금 1억 원과, 2007년 4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한 전 총리와 그 남편의 계좌에 수천만 원 단위로 입금된 출처 불명의 현금 2억4000여만 원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 전 총리 측은 “한만호 씨가 법정에서 진술한 대로 돈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기 때문에 검찰의 요구에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한 전 총리에게 한화와 달러를 합쳐 9억여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줬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던 한만호 씨는 지난달 공판에서 “돈을 주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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