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 시민 소원 들어주기’ 공모결과 채택된 소원은…

  • 동아일보

“크리스마스 캐럴 부르며 노숙인 돕기”

①크리스마스를 맞아 캐럴을 부르고 싶다.

②할 수 있는 것은 노래 부르는 것뿐. 내 노래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

③크리스마스에 오갈 데 없는 노숙인들에게 따뜻한 선물을 주고 싶다.

제각각인 것처럼 보이는 ①과 ②, ③의 문장. 하지만 공통 키워드를 연결해 세 문장을 합치면 이렇게 된다. ‘크리스마스 캐럴 부르며 노숙인 돕기.’

놀랍게도 이 문장은 24일 크리스마스이브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실현된다. 서울시가 최근 시 대표 트위터 ‘서울마니아(@seoulmania)’와 온라인 블로그(blog.seoul.go.kr)를 통해 서울 시민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중 첫 번째로 “캐럴을 부르고 싶다”는 김보미 양(17), “어려운 이웃에게 노래를 불러주겠다”는 정소망 양(16), “노숙인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는 봉사단체 소속 회원인 정소담 씨(20) 등 총 3명의 소원이 한꺼번에 채택됐다. 이들의 소원은 24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택됐다. 캠페인을 주관하는 김철현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은 “크리스마스, 연말 등 시의성을 고려해 ‘훈훈한’ 내용이 담긴 소원 위주로 꼽다 보니 비슷한 소원 3개를 한데 묶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 중 정소망 양과 정소담 씨는 자매다.

서울시는 이들에게 총 2번의 무대를 열어준다. 캐럴을 부르겠다는 두 여고생은 24일 오전 노래 연습을 한 후 오후 4시 반 중구 명동과 을지로1가에 있는 구세군 냄비 앞에서 1차 크리스마스 캐럴 공연을 가진다. 이후 오후 11시 봉사 단체 소속 회원인 정 씨를 만나 노숙인들에게 담요 등을 나눠주며 2차 캐럴 공연을 연다. 서울시는 이들의 공연 장면을 촬영해 다음 주 서울시 블로그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할 예정이다.

탈락된 소원들 중에는 “서울시 대중교통 체계를 바꾸고 싶다” “학교에 전문상담 교사를 배치해 달라”는 등 진지한 정책 내용도 많았다. 서울시는 27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2차), 10일부터 24일까지(3차) 두 차례 더 시민들의 소원을 받아 이를 실행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훈훈한 내용 외에도 시의적으로 적절하거나 서울시 발전에 도움이 되는 소원들도 뽑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