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영역 1등급’ 한성근 군, 서울대 합격했지만 등록금 걱정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9일 12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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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가 있는 부모님을 모시려면 공부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서도 서울대에 당당히 합격한 한 고교생이 등록금 걱정으로 학업을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여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올해 서울대 기계우주항공학부에 합격한 전남 여천고 한성근(18)군이 주인공.

한군의 아버지는 태어날 때 청각 장애로 말을 못하는 농아인데다 어머니도 다섯 살 때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역시 말을 못하고 손까지 마비된 중증 장애인이다.

변변한 직업이 없어 고기잡이배를 타거나 마을 주민들의 농사일을 도우며 받는 품삯과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 등으로 힘든 삶을 이어오고 있다.

여기에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동생과 세살배기 막내까지 있어 한군은 사실상 가장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중학교까지 학업 성적이 중간을 약간 웃도는 정도의 평범한 학생이었던 한군이 '공부벌레'가 된 것은 고교 진학 후 같은 반 친구가 받았던 장학금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자신의 부모에게 전달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다.

한군은 어려운 가정 형편을 극복하고 부모님의 고생을 덜려면 공부밖에 없다는 다짐을 하루에도 수 십번 되새기며 입술을 깨물었다.

이때부터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한 한군은 잠자는 3~4시간 이외에는 손에서 책을 절대로 놓지 않았다.

모의 토익, 논술, 과학, 수학 경시대회 등 각종 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등 전교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틈틈이 사회복지시설도 찾아 부모님처럼 장애가 있는 어르신에 대한 봉사활동도 빠뜨리지 않았고 친구들의 공부까지 챙겨주는 도우미를 자처하기도 했다.

한 군은 올해 서울대 수시모집에서 언어, 수리, 외국어 등 전 영역에서 1등급을 받아 당당히 합격했다.

한경호 여천고 교무부장은 19일 "성격도 밝아 항상 웃는 모습에서는 어려움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며 "한 군이 학업을 계속 이어 우주공학도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주변의 따뜻한 배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후원문의 여천고 교무실 061-683-2170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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