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 위조 외국인 카지노서 불법도박 37명 또 적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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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주한 온두라스대사 연루 수사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내국인이 입장해 불법 도박을 할 수 있도록 외국 영주권을 위조하는 사례가 잇따라 적발됐다. 경찰청 외사수사국은 12일 해외 영주권을 위조하고 이를 내국인 37명에게 건네 불법 도박을 하게 한 혐의(사문서 위조 등)로 김모 씨(61) 등 카지노 에이전트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가짜 영주권 발급 과정에 전 주한 온두라스대사 U 씨가 연루돼 있다는 정황을 잡고 조사하고 있다. 또 미국으로 달아난 위조총책 이모 씨(51) 등 2명을 수배하고, 미국 이민국에 송환을 요청했다. 이들이 만들어준 위조 영주권으로 카지노 도박을 한 이모 씨(61) 등 고객 37명도 입건됐는데 고객 중 상당수는 의사, 건설사 대표, 운동협회 회장 등 사회 지도층 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외국인 전용 S카지노 에이전트인 김 씨의 의뢰를 받은 이 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8월까지 중남미 국가인 엘살바도르를 수차례 방문해 온두라스, 과테말라, 필리핀,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 5개국 영주권카드를 위조했다. 위조 영주권카드를 받은 고객들은 이를 적법한 서류인 것처럼 꾸며 외교통상부에 제출해 거주여권을 발급받았다. 거주여권은 외국 영주권을 가진 해외 거주 교민이 국내에 거주하는 경우 발급하는 여권으로, 이 여권이 있으면 외국인 카지노에 들어갈 수 있다.

올 5월까지 주한 온두라스대사로 있던 U 씨는 이들이 가져오는 가짜 서류를 합법 서류인 것처럼 확인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주대만 대사로 옮긴 U 씨는 관련 혐의가 포착돼 본국으로 소환된 상태다. 경찰은 손님이 잃은 돈의 10%를 브로커가 가져가는 구조여서 내국인 출입이 금지된 카지노에 위조 여권을 만들어 고객을 유치하는 행위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위조 알선책 가운데 카지노 직원 1명이 포함된 점으로 미뤄 카지노가 포함된 조직적인 범죄일 여지가 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희준)는 지난달 14일 내국인들을 해외이주자로 신분을 세탁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도록 알선한 혐의(도박 개장 등)로 외국인 전용카지노업체 박모 팀장(54) 등 2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외국 영주권 서류를 위조해 수수료를 받아 챙긴 혐의(공문서 위조 등)로 심모 씨 등 카지노 에이전트 2명과 여권 위조 브로커 3명을 구속기소하고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 내국인 21명을 상습도박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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