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구(한국)말은 어러(어른)들에게 쓰는 말과 친구들에게 쓰는 말이 달라요. 그래서 배우기가 너무 힘들어요.” 부산 동래구청이 8일 구청 대회의실에서 마련한 ‘다문화가정 한국어 말하기 대회’ 참가자들은 한국어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대회에는 예선을 통과한 중국 베트남 미얀마 몽골 등지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결혼이주여성 1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한국에서의 삶’을 주제로 결혼 이후 겪은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룬 과정을 소개했다.
첫 발표자로 나선 누엔티느 씨(22)는 아이 하나를 둔 베트남 새댁. 그는 “결혼 초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한국생활이 너무 힘들었다”며 “사회복지관 한국어교실에서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남편에게 길을 가르쳐 준 게 인연이 돼 한국으로 시집오게 됐다는 류선춘 씨(35)는 남편과의 ‘러브스토리’를 서툴게 풀어냈다.
미얀마 새댁 백빈 씨(29)는 태국 내 한국식당에서 일하다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고 밝혔다. 결혼 뒤 한국 비자가 제때 나오지 않아 1년간 남편과 떨어져 살았던 시기를 회상한 뒤 한국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온 지 15년 됐다는 이금실 씨(44)는 우여곡절 끝에 남편과 헤어져 홀로 아들 둘을 키워낸 과정을 들려줬다.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지금은 잘 적응하고 있다는 그는 ‘사람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다’는 의미를 최근에야 느꼈다고 말했다.
참가자 가운데 한국에서 생활한 기간이 가장 짧은 베트남인 후인티티 씨(21)는 결혼 1년차. 앞으로 한국어를 열심히 배워 사회봉사도 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예쁜 아이를 낳아 행복하게 사는 게 소망이라는 그는 이날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짧은 시간 배운 한국어로 자기 생각을 담아 발표한 내용이 인상적이었기 때문. 조길우 동래구청장은 “이 대회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 한국어 학습동기를 부여하고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했다”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한국생활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이주여성들이 대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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