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외고 경쟁률 ‘반토막’… 작년 3.08대 1→올해 1.38대 1

  • 동아일보

영어 내신만으로 선발 영향

서울지역 6개 외국어고의 입학 경쟁률이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떨어져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3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6개 외고의 2011학년도 신입생 평균 경쟁률은 1.38 대 1로 지난해 3.08 대 1보다 크게 낮아졌다.

이처럼 외고 경쟁률이 저조해진 데에는 정부의 ‘외고 개선안’에 따라 올해부터 지필시험을 폐지하고 영어내신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도록 바뀐 입시 전형이 가장 큰 원인이 됐다. 지난해까지는 영어내신 성적이 조금 모자라도 다른 과목 성적과 지필시험으로 만회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불가능해졌다.

여기에 내신을 보는 1단계 합격선을 모집 정원의 1.5배수로 정한 것도 경쟁률 하락의 원인이 됐다. 경기도 외고들이 1단계에서 2배수를 뽑은 것에 비해서도 훨씬 엄격한 기준이다. 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이사는 “지원자들이 영어내신이 거의 완벽에 가깝지 않으면 1단계 통과조차 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부터 학과별 모집을 실시하는 상황에서 인기과인 영어과를 회피하고 스페인어과, 독일어과, 프랑스어과 등 비인기학과를 지원하는 경향도 뚜렷했다. 서울외고, 이화외고의 일반전형에서 영어과가 미달됐을 정도다. 6개 외고의 영어과 경쟁률은 평균 1.12 대 1로 모든 학과 중 가장 낮았다.

자율형사립고가 외고의 대안으로 자리 매김했다는 점도 외고 경쟁률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날 외고와 함께 원서접수를 마감한 서울시내 자율고의 경쟁률은 평균 1.44 대 1로 지난해 2.44 대 1에 비해 낮아졌다. 그러나 자율고 수가 지난해 13개에서 올해 26개로 2배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자율고 지원자 수는 오히려 소폭 늘어난 셈이다. 26개 자율고 중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양천구 한가람고가 3.3 대 1(남녀 평균)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전형 미달인 곳은 12개교였고 이 중 10개교는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도 미달됐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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