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모 대학서 6년간 성폭행 사건 연속 발생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일 10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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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한 대학에서 지난 6년간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성폭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범인이 잡히지 않아 학생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더욱이 학교 측은 이 같은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대책 마련에는 소극적이어서 비판을 받고 있다.

2일 경찰에 따르면 광주 모 대학에 재학 중인 여학생 A씨는 지난 25일 성폭력상담소를 찾아가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A씨는 지난 6월 경 이 학교 학생회관 인근에서 차를 태워주겠다는 남성의 차를 탔다가 수면제가 들어있는 음료를 마시고 어디론가 납치된 뒤 성폭행을 당해 임신까지 했다며 범인을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또 지난달 28일 새벽에는 같은 장소에서 여학생 2명이 강제로 차에 태우려던 남성에 의해 납치될 뻔했다가 가까스로 빠져나오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지난 6년간 유사한 성폭행 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2004년 1건, 2005년 2건, 2006년 1건, 2007년 1건 등 올해까지 신고된 성폭행 범죄만 6건에 이른다. 범행은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시간대(오후 8시~오전 2시)에 발생했으며, 피해자는 모두 이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1~2학년 여학생들이다.

경찰은 범행 수법이 비슷하고, 피해자 진술이 일치하는 점, DNA 자료 등을 근거로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렇게 학교 캠퍼스에서, 그것도 같은 장소에서 성범죄가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도 학교 측의 대책은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성범죄가 잇달아 발생하자 학교 측에 CC(폐쇄회로)TV 설치를 요구했고, 학교 측은 2007년 범행 장소에 3대를 설치했다. 그러나 최근 다시 사건이 발생한 뒤 경찰에서 CCTV를 확인했지만 야간에는 식별이 불가능해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경찰과 학생들이 대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CCTV 보완, 비상벨 도입, 순찰 강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제대로 강구하지 않았음은 물론 실태 파악조차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학생 김모(20·여)씨는 "학생회관 인근은 밤에는 인적이 뜸한 곳이지만 정문에서 기숙사로 가는 통로여서 평소 여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라며 "오래전부터 이곳에서 성범죄가 많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학교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학교 관계자는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는지도 확실하지 않고 그동안 별다른 문제 제기가 없어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CCTV를 정비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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