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시의회 교육委‘학원교습 오후 10시까지’ 단축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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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고교 “야자 누가 남겠나” 속앓이

“학원이냐, 야간자율학습이냐.” 대구지역 학원 교습시간을 둘러싸고 학원과 학부모, 학생, 교육청, 학교가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대구시의회 교육위원회는 내년 3월부터 학원(교습소 포함) 교습시간을 현행 밤 12시까지에서 오후 10시까지로 2시간 줄이기로 관련 조례를 바꾸기로 했다. 학생 건강을 돌보고 학교 교육을 정상화한다는 것이 이유다. 이 개정안은 8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이 유력하다.

학원 교습시간이 오후 10시까지로 될 경우 대부분 이 시간까지 이뤄지는 고교 야간자율학습이 어떻게 변할지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초중학생의 경우 교습시간이 바뀌더라도 특별한 변화가 없지만 고교생은 야간자율학습이 겹쳐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할 처지다. 대구시교육청은 거의 강제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야간자율학습을 교습시간 변경에 맞춰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학원과 학교, 교육청 의견과 전망은 아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학원들은 학원에 다니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학원연합회 관계자는 “야간자율학습이 말 그대로 자율적으로 이뤄진다면 학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동안 학교 분위기를 보면 반강제적인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율학습이 지금과 비슷하게 이뤄질 경우 수강생이 크게 줄어 학원의 타격이 매우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구시교육청도 고민이다. ‘10시 제한’이라는 목표는 일단 달성했지만 야간자율학습을 학생이 선택하도록 할 경우 적잖은 학생이 학원에서 공부하려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야간자율학습이 학생들만의 단순한 자습이 아니라 유익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도록 학력증진 프로그램 같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교에서도 신경이 쓰이기는 마찬가지다.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학생이 일정한 인원은 돼야 하는데 학원으로 빠져나가면 유명무실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교사는 “지금의 야간자율학습이 유지되는 것은 반강제적 분위기 때문”이라며 “학교 자율학습을 학생 선택에 거의 100% 맡길 경우 자율학습을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학교가 오히려 어수선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17일 학원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안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도내 학원의 교습시간은 초중학생은 오후 11시, 고교생은 밤 12시까지로 돼 있다. 조례 개정안은 초중고교생 모두 오후 10시로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고교생의 경우 오후 11시까지 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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