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를 만지고, 먹이를 주고, 스킨십을 할 수 있는 체험관이 제주 서귀포시 화순해수욕장 주변에 문을 열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삐이익∼, 삐이익∼.”
가늘면서도 날카로운 고음이 수중에 울려 퍼지자 돌고래가 바로 옆에서 재롱을 피우듯 유영했다. 17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해수욕장에 들어선 돌고래체험관 ‘마린파크’. 기자가 스쿠버다이빙 장비를 갖추고 조심스레 수심 4m의 풀로 들어갔다. 돌고래 암놈인 ‘화순이’가 반겼다. 7, 8세로 길이 280cm로 자란 화순이는 늘씬한 몸매를 뽐내며 주위를 돌았다. 미리 조련사에게서 배운 방식으로 손바닥을 펴자 화순이가 다가와 입을 맞췄다.
돌고래의 감촉은 매끄러웠다. 마치 탄탄한 고무를 만지는 느낌이었다. 앞뒤로 오가는 돌고래의 등지느러미를 잡았다. 물속에서 돌고래와 함께 수영하는 데 성공했다. 스쿠버다이빙 장비가 무거운 탓인지 그리 빠르지는 않았지만 특이한 경험이었다.
10여 분 수중에서 돌고래와 유영을 마친 뒤 옆 풀에서 수컷인 ‘복댕이’에게 먹이주기를 시도했다. 작은 고등어를 곧잘 받아먹었다. 물 위로 뜰 때마다 머리 위쪽의 호흡공에서 물을 뿜어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물 위로 치솟는 웅장한 점프를 선보였다. 박성빈 조련팀장은 “돌고래가 스킨십을 좋아하기 때문에 어린이에게 즐거운 체험을 선사할 수 있다”며 “큰 소리를 내거나 과격한 행동을 하면 돌고래가 놀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돌고래와 수영하기, 뽀뽀하기, 먹이주기 등 영화나 해외에서 보던 일이 제주에서 현실로 펼쳐진다. 돌고래 체험관은 20일 문을 연다. 조련사 체험, 스쿠버다이빙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조련사 체험은 회당 4, 5명이 가능하다.
체험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총면적 4006m²(약 1200평). 돌고래와 함께하는 실내외 풀을 갖췄다. 소라, 멍게 등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터치 풀’을 비롯해 연산호 등을 가까이서 보는 해양전시관, 돌고래 자료전시관을 마련했다.
내년 돌고래 순치훈련 의뢰를 받아 6마리를 교육하며 입장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김철우 마린파크 대표는 “돌고래와 함께 만지고 수영하는 관광상품은 제주의 해양관광 수준을 한 단계 높일 것이다”고 말했다. 입장요금은 성인 9000원. 돌고래 체험 프로그램은 조련사 체험 1만3000원, 스쿠버다이빙 10만 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