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9개 사립초교 대부분 정원외 입학-전학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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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육청, 발전기금 받은 일부 학교 검찰에 수사 의뢰키로
정원 축소 -교장 중징계도

서울시내 사립초등학교 대부분이 정원외 입학이나 전학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금품이 오간 일부 사립초등학교에 대해서는 서울시교육청이 검찰에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29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달 초 한양초교 부정입학 사건이 불거진 이후 서울시내 전체 사립초등학교 중 한양초교를 제외한 39개교를 대상으로 입학 전학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일부 학교에서 정원을 넘겨 학생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따로 관리하거나 의도적으로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밝혀졌다. 몇몇 학교는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폐기했다.

시교육청은 규정 위반 사실이 드러난 학교에 대해서는 다음 달 초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핀란드 출장에서 돌아오는 대로 검찰에 수사 의뢰할 예정이다. 또 검찰 수사와 별개로 정원 축소나 학교장 중징계 등 자체 징계도 내릴 방침이다.

송병춘 시교육청 감사담당관은 “현재 조사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단계라 규정을 어긴 학교가 몇 곳, 고발 대상이 몇 곳이라고 단정 지어 말하기 어렵다. 정원외 입학의 불법성과 고발 여부는 교육감이 정책적으로 판단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 안팎에서는 사립초등학교의 경우 고학년 학생들이 조기 유학을 떠나거나 공립학교로 전학을 해 결원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비자금 조성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면 검찰에 고발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시교육청 관계자는 “(정원외 입학은) 이미 관행으로 굳어진 일이라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자유로운 학교는 한 곳도 없을 것”이라며 “일부 학교 재단에서는 ‘여태 눈감아 준 공무원들 징계 얘기는 없이 전부 학교 잘못으로 몰고 간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황규인 기자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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