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보육시설 설치안하면 명단 공개

동아일보 입력 2010-09-11 03:00수정 2010-09-11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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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저출산-고령화 대책 당정 확정안 10일 정부와 한나라당이 당정협의를 통해 확정한 제2차 저출산 고령화 대책은 맞벌이 부부와 50대 베이비붐 세대 등 실수요층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1차 대책에서 저소득층 보육지원과 65세 노인의 소득 안정을 목표로 42조 원을 쏟아 부었으나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출산율은 지난해 1.15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에서 맴돌았다. 1차 대책 수립 때의 목표가 1.6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미흡한 수치. 노인 빈곤층 역시 줄지 않았다.

정부의 방향 전환은 이처럼 저조한 실적에 대한 반성에서 나왔다. 저출산 대책에선 경제적 여력이 있으나 육아 환경이 좋지 않아 출산을 포기하는 맞벌이 부부를 타깃으로 해야 출산율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정은 일과 육아의 양립이라는 모토 아래 육아휴직과 관련한 대책을 대거 내놓았다. 육아휴직 시 급여를 월 50만 원에서 최고 100만 원으로 올리고, 육아휴직을 쓰지 않을 경우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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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직장보육시설의 설치를 강제하는 정책도 눈여겨볼 만하다. 직장 내 설치된 보육시설은 부모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일과 육아 양립의 주요 수단으로 꼽혔다. 정부는 직장보육시설 미설치 업체를 공개하는 채찍과 설비비용의 세액공제액 확대(7→10%), 보육교사 급여 지원(월 80만→100만 원)의 당근을 동시에 들었다. 또 가정친화적기업 선정을 통해 육아 문제에 신경 쓰는 기업문화를 만들도록 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우선 이번 정책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기업의 반발이 적지 않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대책대로라면 여성근로자가 출산 전후 18개월 이상의 업무 공백이 생겨 여성 고용을 더 회피할 것”이라며 “육아급여 인상도 2011년 424억 원 등 앞으로 5년간 4804억 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직장 기혼 여성들도 취지는 좋지만 실제 현장에서 육아 휴직이나 근로시간 단축 등이 제대로 될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직장 문화가 아직 육아휴직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아니고 특히 계약직 근로자는 ‘육아휴직=퇴직’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는 것.

효과가 의문인 정책도 있다. 내년 이후 출생하는 둘째 자녀에게 고교 수업료를 지원하는 정책의 경우 15년 후 분기당 45만 원 안팎의 공교육비 지원이 자녀 출산의 메리트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또 실업자 대책을 위해 직장인들이 적립하는 육아휴직 고용보험기금을 저출산 대책 예산으로 활용하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업자를 위한 기금이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정책이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저출산특별대책위원장으로 당정협의를 이끌었던 신상진 한나라당 의원은 “초등학교 취학연령 1년 앞당기는 방안, 3∼4세 교육과정 표준화, 복수국적 허용확대 방안 등이 빠졌다”며 “이번 대책은 한마디로 미흡하며 출산장려를 위한 충격요법과 사교육비 절감 대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에서는 정책의 엔진 역할을 하는 재원 확보 방안도 빠졌다. 정부는 제2차 대책에는 77조 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재원 마련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1차 대책 수립 당시 32조 원의 예산이 40조 원까지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80조 원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사회연구실장은 “저출산과 고령화에는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재원의 뒷받침과 함께 사회 인식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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