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정신나간 대학병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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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쇄골 부러지고 목에 피 뭉쳐
부산대병원 “X선 영상 확인 못해”

김모 씨(31·여·부산 해운대구)는 7월 10일 부산대병원에서 남자 아이를 출산했다. 김 씨는 집 근처 산부인과에 다니던 중 “배 속에 있는 아이의 콩팥에 이상이 있다”며 대학병원으로 가라는 의사 권고로 올해 2월부터 5개월 동안 부산대병원에서 통원진료를 받았다.

그러던 중 산통을 느껴 이날 부산대병원 응급실을 찾았으나 병원 측은 김 씨를 30분 이상 휠체어에 앉힌 상태로 두었다는 것. 더 큰 문제는 출산 후 발생했다. 병원에서 퇴원한 뒤 집 인근 다른 대학병원에서 피부과 진료를 받던 중 아이 오른쪽 목에서 10원짜리 동전 크기의 응어리로 인한 사경(기운목)이 발견됐다. 부산대병원은 아이에 대한 여러 가지 검사를 하고도 이런 사실을 김 씨에게 통보하지 않았다. 김 씨는 부산대병원 측에 “검사 결과를 믿기 어렵다”며 영상자료를 요청했고, 다시 한 번 깜짝 놀랐다. X선에 아이 쇄골이 부러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김 씨는 부산대병원 측에 쇄골이 부러진 사실과 출산 후 검진에서 사경에 대해 알려주지 않은 것을 항의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출산 과정에서 쇄골이 부러지는 일은 잦다. X선 영상을 확인하지 못한 것은 인정한다. 사경은 병원 측 과실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 씨는 “비싼 병원비를 내고 대학병원을 찾았는데 일반인도 쉽게 알 수 있는 X선조차 확인하지 못했다니 말이 되느냐”며 “아이 쇄골이 부러진 사실도 모른 채 50일 가까이 사경 치료를 위해 물리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아이는 일주일에 2번씩 1년간 사경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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