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국새제작 관리감독 총체적 부실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6일 1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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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새 논란'과 관련해 행정안전부는 26일 제4대 감사 결과 일부 공무원이 관리·감독 업무를 소홀히 한 사실이 드러나 엄중히 문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행안부 김상인 대변인은 이날 중간 감사결과 발표를 통해 "국새 제작을 담당한 공무원들이 국새가 계약대로 만들어졌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국새백서를 발간하는 과정에서도 국새 제작 방법에 대해 내부에서 이견이 제기됐지만 사실을 규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우선 민홍규 국새제작단장이 제시한 과업계획서에서는 금과 은, 구리, 아연, 주석 등 다섯 가지 재료를 사용해 국새를 만든다고 돼 있지만 실제로 주석이 사용된 흔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7년 12월 말 담당 직원은 이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준공 처리했고 이듬해 2월 국새 규정을 개정하면서 이 국새에 주석이 포함된 것으로 표기했다는 것이다.

담당자들은 국새를 납품받을 때 제원과 함량, 무게 등이 수록된 과업결과보고서도 받지 않았고 금이 제대로 투입됐는지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백서는 국새가 애초 알려진 것과 같은 전통가마가 아니라 현대식 가마에서 제작됐다고 표기해 혼란을 부채질하는 등 국새 편찬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행안부는 국새 홍보물과 백서를 발간할 때 민홍규 씨가 전통식으로 제작했다고 밝힌 반면 제작단원이었던 이창수씨는 현대식 가마에서 만들었다고 주장했는데 담당직원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국새 제작 방식이 국새 홍보물에는 전통식으로, 백서에는 현대식으로 다르게 표기됐다.

백서 자체도 가장 중요한 국새의 제작 과정을 다룬 내용이 전체 225쪽 중 8쪽에 불과해 내용이 부실했다고 행안부는 전했다.

행안부는 민씨가 금도장을 만들어 공무원 등에게 돌렸다는 의혹에 대해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 이른바 금도장을 받은 공무원은 당시 행정자치부 차관이었던 최양식 경주시장만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정부가 민씨를 위해 경남 산청 국새 문화원에 특별교부세를 지원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특별교부세를 지원한 사실이 없으며, 올해 3월 국새문화원 내 등황전 건립에 지원하기로 했던 특별교부세 7억원도 국새와 관련한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보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감사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업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확인된 공무원들을 엄중히 문책할 방침이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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