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2011 영재학교 입시 변화와 내년 입시전략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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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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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능력 집중 평가… 책·신문 꾸준히 읽고 평소 토론 훈련을
모든 학교서 과학캠프전형 실시해 그룹토론·심층 면접…
한국과학영재학교, 첫 100% 입학사정관 선발


《20일 서울과학영재학교, 경기과학영재학교, 대구과학영재학교의 최종 합격자가 발표되면서 한국과학영재학교를 비롯한 모든 영재학교의 입시가 마무리됐다. 이공계 진로를 희망하는 초중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선 ‘꿈의 학교’로 불릴 만큼 인기가 높은 영재학교는 올해 총 120명을 선발하는 서울과학영재학교에 2400여 명이 몰리는 등 평균 18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영재학교 입시의 특징으로는 한국과학영재학교가 처음으로 100%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했다는 점과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가늠하는 평가가 많았다는 점, 캠프 전형에서 그룹토론, 심층면접이 강화돼 말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전형이 강조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11, 12월에 과학고에 지원할 중학교 3학년이라면 영재학교 전형 분석은 필수다. 올해 과학고는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30%, 과학창의성 전형으로 70%를 선발한다. 자기주도학습 전형에 지원할 때 제출하는 서류는 영재학교의 학생기록물과 비슷하다. 과학창의성 전형에서 2단계에 실시하는 과학캠프는 영재학교에서 실시한 캠프전형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영재학교 전형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과학고와 2012학년도 영재학교 입시의 실마리를 찾아보자.

이번 입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창의적 문제해결력’에 대한 평가다. 서울과학영재학교와 경기과학영재학교의 3단계 전형에 해당한다. 일반적인 수학,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중등 심화수준의 내용을 응용, 실험, 탐구를 통해 해결하는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단순히 암기하거나 문제를 많이 풀어 본 것 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많았다. 특히 과학은 과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높고 평소 주변에 일어나는 과학적인 현상을 관심 있게 보는 것이 중요했다. 과학적 현상에 의문을 갖고 해답을 찾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울과학영재학교 3단계 전형에선 수학과 물리의 난도가 높았다. 수학은 중등 수준의 교과를 충실히 이수하면 풀 수 있는 문제가 30∼40%, 선행·심화학습을 통해 풀 수 있는 문제가 30∼40%, 창의적인 문제해결력이 필요한 문제가 20∼30%였다.

2011학년도 영재학교 입시에선 창의적인 문제해결을 요구하는 문제가 늘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학생들은 평소 과학적 현상에 의문을 갖고 스스로 해답을 찾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진은 CMS 영재교육센터의 수업 장면. 사진 제공 CMS에듀케이션
2011학년도 영재학교 입시에선 창의적인 문제해결을 요구하는 문제가 늘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학생들은 평소 과학적 현상에 의문을 갖고 스스로 해답을 찾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진은 CMS 영재교육센터의 수업 장면. 사진 제공 CMS에듀케이션
한국과학영재학교는 당초 지필시험을 치르지 않겠다는 방침과 달리 2단계 영재성 다면평가 전형에서 수학, 과학 종합창의력평가를 실시했다. 과학에선 △산불 발생은 온난화를 증폭시키는지 완화시키는지에 대한 의견을 서술하라 △참고자료(연도별 온도 변화, 이산화탄소 농도, 극지방 빙하 두께, 에너지 순환도)를 이용해 해수면 상승속도를 계산해 해발 200m에 있는 학교가 바다에 잠기는 연도를 계산하라 등 문제가 출제됐다.

모든 영재학교에서 실시한 과학캠프 전형에선 특히 토론능력과 논술능력을 집중적으로 평가했다. 주목할 것은 그룹토론이다. 평가자는 토론을 통해 지원자의 수학, 과학적 지적능력과 논리적으로 말하는 능력, 설득력, 리더십 등을 평가했다.

서울과학영재학교에선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드러내는 지문을 제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도상국의 숲을 개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지 탄소배출권 거래제(온실가스 배출 권리를 사고팔 수 있도록 한 제도)를 실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지에 관해 토론했다.

경기과학영재학교에선 풍선에 매달려 35km의 도버해협을 건너는 데 성공한 미국인 ‘조나단 트랩’ 관련 기사를 제시하고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는지 토의한 후 중간보고서와 최종보고서를 제출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인문사회과학의 통합적 주제를 제시하고 논리적인 토론능력을 평가했다. △“미국 플로리다 주에 태풍이 났을 때 생필품 가격이 10배 가까이 올랐는데 비상 상황에서의 가격 폭등은 수요·공급법칙에 의한 자연스러운 가격 상승인가, 인간의 탐욕 때문인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사람의 절반이 굶주리는 원인과 대책은?” △“‘사냥한 고기를 분배하기 위해 뇌를 써서 뇌가 진화했다’는 일부 진화론자의 주장이 시사하는 것은?”이라는 주제로 그룹토론과 토의를 실시했다.

사고력수학·영재교육 전문업체 CMS 에듀케이션의 김재규 대치영재교육센터(영재관) 원장은 “토론에는 단기간 대비법이 없다”면서 “어릴 때부터 꾸준히 책과 신문을 읽고 평소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토론하는 것을 훈련한 학생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재학교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은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서류전형에 해당하는 1차 학생기록물 평가는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100%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한 한국과학영재학교는 1차 학생기록물 평가로 2700명 중 400명을 추렸다. 학생기록물로는 자기소개서, 추천서, 에세이, 생활기록부, 영재성 입증자료를 제출한다.

김 원장은 “영재성 입증자료는 스스로 영재성을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자료를 내는 것이 좋다”면서 “하지만 누구나 쓸 수 있는 탐구보고서로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으므로 독창적인 주제로 연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실례로 정보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A 군은 파워포인트, 엑셀 등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프로그램의 결점을 분석하고 보완점을 적은 20장 분량 보고서를 제출했다. B 군은 어릴 때부터 읽은 책마다 제목, 지은이, 느낀 점을 A4 용지 한 장에 정리한 것을 모아 총 400페이지 분량으로 제출했다. 수년이 지난 것은 종이가 변색된 것도 있었다. 입시를 위해 급조된 포트폴리오가 아니란 사실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김 원장은 “독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독서 관련 포트폴리오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서 “한 분야에 얼마나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는지, 독창적이고 장기적으로 탐구했는지를 드러낼 수 있는 자료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수학문제 예시] 2011 서울과학영재학교 기출 문제

A 주머니에는 공이 많고 B 주머니에는 공이 없다. 주머니에서 3개에서 8개까지 공을 옮길 수 있고 갑순이, 갑돌이가 교대로 공을 옮긴다. 그리고 갑순이, 갑돌이가 각각 7번씩 하면 경기는 끝난다. B 주머니에 있는 공의 수가 12의 배수가 아니면 갑순이가 이기고 12의 배수이면 갑돌이가 이긴다. 누가 이길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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