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시장님 만나러 문경서 왔어요”

  • Array
  • 입력 2010년 8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체험학습위해 상경 두어린이 ‘시장과 사진찍기’ 과제 성사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이 19일 오후 경북 문경에서 서울까지 자신을 찾아온 윤지향 양(왼쪽), 김민호 군과 포즈를 취했다. 사진 제공 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이 19일 오후 경북 문경에서 서울까지 자신을 찾아온 윤지향 양(왼쪽), 김민호 군과 포즈를 취했다. 사진 제공 서울시
19일 오후 2시 서울시청 1층 로비에 초등학생 2명이 들어섰다. 어린이들은 안내원에게 당당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세훈 시장님을 만나러 왔어요.”

오 시장은 하루 일정이 20여 개에 이르기 때문에 분 단위로 움직인다. 만나기 쉽지 않은 게 현실. 이런 오 시장을 예고 없이 찾아온 꼬마 손님들은 경북 문경에서 온 김민호 군(10·호서남초등학교 3학년)과 윤지향 양(10·모전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두 어린이가 오 시장을 찾은 이유는 여름방학 체험학습 과제인 ‘사진 찍기’ 때문. 누구와 사진을 찍을까 고민하던 중 부모가 오 시장을 추천하자 두 어린이가 생애 첫 서울 나들이를 감행한 것.

두 어린이는 차비 3만 원과 부모가 적어준 ‘서울 가는 법’ 메모지만 들고 문경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온 뒤 지하철로 서울시청에 도착해 오 시장을 찾았다. 바쁜 와중이지만 다행히 시청 내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오 시장은 문경에서 어린이들이 자신을 찾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다른 접견 약속을 잠시 미루고 집무실로 초청했다.

오 시장은 점심도 먹지 못한 어린이들을 위해 우유와 과자 등 간식을 급히 내주었다. 이어 오 시장은 어른의 도움 없이 첫 장거리 여행길에 도전한 용기를 격려했다.

두 어린이는 “지하철에서 출구를 못 찾아 조금 힘들었지만 직접 오 시장을 만나 이야기하고 사진을 찍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시장실을 떠나며 웃음 짓는 어린이들의 가방에는 서울의 상징 해치 인형과 오 시장이 사인해 준 저서 한 권씩이 담겨 있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