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2시 서울시청 1층 로비에 초등학생 2명이 들어섰다. 어린이들은 안내원에게 당당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세훈 시장님을 만나러 왔어요.”
오 시장은 하루 일정이 20여 개에 이르기 때문에 분 단위로 움직인다. 만나기 쉽지 않은 게 현실. 이런 오 시장을 예고 없이 찾아온 꼬마 손님들은 경북 문경에서 온 김민호 군(10·호서남초등학교 3학년)과 윤지향 양(10·모전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두 어린이가 오 시장을 찾은 이유는 여름방학 체험학습 과제인 ‘사진 찍기’ 때문. 누구와 사진을 찍을까 고민하던 중 부모가 오 시장을 추천하자 두 어린이가 생애 첫 서울 나들이를 감행한 것.
두 어린이는 차비 3만 원과 부모가 적어준 ‘서울 가는 법’ 메모지만 들고 문경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온 뒤 지하철로 서울시청에 도착해 오 시장을 찾았다. 바쁜 와중이지만 다행히 시청 내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오 시장은 문경에서 어린이들이 자신을 찾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다른 접견 약속을 잠시 미루고 집무실로 초청했다.
오 시장은 점심도 먹지 못한 어린이들을 위해 우유와 과자 등 간식을 급히 내주었다. 이어 오 시장은 어른의 도움 없이 첫 장거리 여행길에 도전한 용기를 격려했다.
두 어린이는 “지하철에서 출구를 못 찾아 조금 힘들었지만 직접 오 시장을 만나 이야기하고 사진을 찍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시장실을 떠나며 웃음 짓는 어린이들의 가방에는 서울의 상징 해치 인형과 오 시장이 사인해 준 저서 한 권씩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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