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참 치사한 사기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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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사 차려놓고 “방송국 보조출연 알선”
5200명에 3만∼6만원씩 총 2억 가로채

사업 실패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최모 씨(42·여)는 올해 2월 생활정보지에서 ‘방송국 보조출연자로 일하면 월 150만 원을 벌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솔깃해 남편과 J영화기획사를 찾았다. “방송에 출연하려면 프로필 사진이 필요하니 촬영료 12만 원을 내라”는 기획사 대표 오모 씨(46·여)의 말에 최 씨는 결혼반지를 팔아 12만 원을 마련했다. 이후 오 씨는 최 씨에게 방송국 섭외 담당자의 연락처만 알려줬을 뿐 보조출연 알선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05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이런 수법으로 약 5200명에게서 3만∼6만 원씩 총 2억2800여만 원을 받아 가로챈 뒤 취업 알선은 해 주지 않은 오 씨에 대해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을 찍어 주고 돈을 나눠 가진 사진사 임모 씨(42)와 기획사 직원 4명 등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피해자 중에는 신장 이식 수술을 받고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 혼자 아이를 키우는 중국동포 등 형편이 어려운 서민들이 많았다”며 “피해 금액이 적어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에 사기를 당한 사람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구직자를 대상으로 사기 행각을 벌이는 유령업체들을 지속적으로 단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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