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 영어, 들어도 들어도 외계어?… ‘섀도 스피킹’ 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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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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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향상 비결은 귀가 아니라 입… 따라 읽어라

동아일보 자료사진
동아일보 자료사진
《영어는 언어다. 그러나 요즘 영어는 시험과목에 불과한 모습이다. 글로벌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사람들은 영어 시험의 굴레 속에 살아간다.
학창 시절엔 영어 성적을 올리려고 애쓴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취업을 위한 영어 성적 올리기에 조바심을 낸다. 하지만 앞으로 영어교육에서는 ‘시험’을 위한 영어가 아닌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영어가 중요해진다.
실용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듣기 실력을 키우는 게 관건.
효과적인 영어듣기 학습법을 알아보자.》

○ 이제는 듣기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외국어영역에서 듣기 비중이 대폭 확대된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14학년도 수능부터 듣기 비중이 50%로 늘어나는 것. 영어에 대한 내공이 깊다면 이런 변화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상당수 학생은 듣기를 어려워하기 때문에 듣기 비중이 확대된다는 사실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

듣기가 어렵고 힘든 이유는 ‘정확히’ 듣지 못하는 데 있다. 영어를 듣고 문제를 푸는 게 듣기 공부의 전부인 줄 아는 학생이 적지 않다. 이들은 대부분 제대로 된 소리를 인식하지 못한 채 무작정 들으려고만 한다. 하지만 단어 하나가 어떻게 발음되는지를 모르는 상태로 그 단어를 들어봤자 알아듣기 쉬울 리 없다. 이런 상태에서 아무리 많은 문제를 풀어봐야 진정한 듣기 실력을 키우기란 쉽지 않다.

영어를 정확히 들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본적으로 ‘소리 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영어는 특히 발음할 때 연음, 유음, 축약, 생략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 따라서 한 단어나 문장이 실제로는 어떻게 소리나는지를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어 ‘without you’라는 구문을 보자. ‘without’과 ‘you’라는 각각의 단어는 따로 떨어져 있을 땐 ‘위다웃’ ‘유’로 발음되지만, 실제로 영어에선 두 단어를 붙여 ‘위다웃추’로 발음하는 식이다.

○ 듣고 입으로 따라 읽기


제대로 된 소리를 듣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러니하게도 듣는 것이 아니다. 입으로 직접 따라 하는 것이다. 어떤 지문을 듣고 나서 눈으로 문장을 보지 않고 입으로 따라 읽는 것. 이런 듣기 공부 방법을 이른바 ‘섀도 스피킹(Shadow Speaking)’이라고 한다. 그림자처럼 따라 읽는다는 의미다.

듣지도 못하는 데 따라 읽는 게 가능하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게 바로 핵심이다. 잘 알아듣지 못하니까 따라 해야 하는 것이다. 섀도 스피킹은 내가 제대로 잘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우리말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꼭 하나의 단어나 문장이 아닌 의성어를 들었다고 해도 정확히만 들었다면 쉽게 따라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소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면 다시 반문하게 된다.

섀도 스피킹도 이와 같은 이치다. 영어 지문을 듣고 나서 섀도 스피킹을 해 보자. 따라 읽는 게 어렵다면 제대로 들은 것이 아니다. 그러면 또 듣고 또 따라해 본다. 이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면 결국엔 그 소리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소리만 완전히 이해하면 듣기가 다 해결될까. 아니다. 언어는 소리와 의미로 구성돼 있다. 제대로 듣게 되었다면 소리 부분만 이해했으므로 반쪽짜리 성공이다.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휘들이 만나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소리를 정복하지 못한다면 대본을 읽고 이해할 수는 있으나 정작 듣지는 못하게 된다. 반대로 의미를 정복하지 못한다면 소리는 제대로 들어도 의미를 이해할 수 없어 ‘영어’를 듣는 게 아니라 ‘외계어’를 듣는 셈이다.

섀도 스피킹을 통해 소리와 의미 둘 다 정복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습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끊임없이 따라 하는 것이다. 수능 듣기자료, 어린이용 프로그램, 오디오북, 외국 방송 및 라디오, 미국 드라마 등 어느 것이라도 좋다. 자막을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수준부터 시작하자. 처음엔 짧은 단위로 음성을 끊어가면서 따라 하는 것이다. 한 단어도 좋다. 자신이 따라 할 수 있는 작은 단위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꾸준히 하다 보면 그것이 결국 구(句)가 되고 절(節)이 되고 긴 문장이 된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조금 따라 한 뒤에 어렵다고, 효과가 없다고 포기하면 안 된다. 그 순간 영어 듣기는 영원히 정복 불가능한 대상이 되고 만다. 섀도 스피킹은 가장 효율적이고 정확한 듣기 학습법 중 하나다. 연습하는 대로 실력이 상승될 것이고, 노력하는 만큼 말하는 만큼 정확히 듣게 될 것이다.

○ 섀도 스피킹을 통해 영어의 세계로!

‘영어 듣기 공부를 하는 이유’에 대해 물으면 많은 학생이 ‘수능 외국어영역에서 만점을 받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하지만 자신의 영어 듣기 능력이 많이 향상되는 것을 경험한다면 또 다른 목표가 생길 수도 있다. 영어가 잘 들리는 만큼 자신이 접할 수 있는 세계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영어를 통해 볼 수 있는 세상은 너무나 넓다. 요즘은 할리우드 영화나 미국 TV드라마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CNN 등 해외 채널도 내 집 안방에서 볼 수 있다. 또 한국에 여러 가지 이유로 상주하는 외국인도 많다. 외국 TV 프로그램을 편한 마음으로 보고, 외국 친구와 인터넷을 통해 최근에 본 책이나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적 경험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섀도 스피킹은 그러한 문화적 경험을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할 수 있는 학습법 중 하나다.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입을 여는 순간 꿈은 곧 현실로 다가온다. 입을 열면 귀가 열리는 신비한 체험을 직접 경험해 보자. 듣기 말하기 실력이 꿈에 그리던 대로 부쩍 늘었다면… 이제 눈앞에 놓인 무한한 영어의 세계를 만날 차례다.

▶자세한 설명은 ezstudy.co.kr

윤정호 EBS 외국어 강사·윤정호잉글리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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