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아, 집에 가기 싫어라 팔공산 올레 ‘3시간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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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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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냄새-삼림욕-계곡…

대구 팔공산 7코스 내일 열려
연내 2, 3곳 추가 개발키로


“이 코스는 특히 여름에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좁은 흙길을 따라 가벼운 산행을 하면서 삼림욕을 하고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면 집에 가기 싫습니다.” 일요일인 20일 오후 대구 팔공산 동화사 쪽 폭포골을 지나 동화사 봉황문으로 나온 10여 명은 3시간 동안 걸어본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대구녹색소비자연대 팔공산녹색여가문화센터 직원과 자원봉사자들. 26일 오전 10시부터 동화사 정문 버스정류장에서 열리는 ‘대구올레 팔공산 7코스 개장’을 앞두고 답사를 하던 길이었다. ‘올레’는 ‘골목’을 뜻하는 제주도 사투리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는 제주도 올레 프로그램을 대구에 도입해 2008년 9월 ‘대구올레 1코스’ 개발을 시작으로 대구시내 2개, 팔공산 7개 등 지금까지 9개 올레 코스를 찾아냈다. 연말까지는 팔공산에 2, 3개 올레 코스를 더 찾아낼 계획이다.

대구 팔공산녹색여가문화센터 오병현 센터장(가운데)과 자원봉사자들이 26일 예정된 ‘대구 올레 팔공산 7코스 개장’을 앞두고 동화사
 주변 코스를 답사한 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권효 기자
대구 팔공산녹색여가문화센터 오병현 센터장(가운데)과 자원봉사자들이 26일 예정된 ‘대구 올레 팔공산 7코스 개장’을 앞두고 동화사 주변 코스를 답사한 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권효 기자
올레 코스는 일반 등산로와는 달리 누구나 천천히 걸어가면서 삶과 문화, 자연을 돌아볼 수 있는 길이어야 하는 만큼 코스 개발이 쉽지 않다. ‘팔공산 7코스’를 개발하는 데도 한 달가량 걸렸다고 한다. 코스를 찾아낸 오병현 팔공산녹색여가문화센터장(37)은 “서너 시간 동안 누구나 걸을 수 있는 정도여야 하고 주차장과 화장실, 쉼터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올레를 함께 걸어본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도 비슷했다. 직장인 이경미 씨(30·여)는 “깔딱고개 구간은 조금 힘들었지만 다음부터는 나무 그늘이 많고 계곡을 따라가는 코스여서 걷기에 아주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노경택 씨(27)는 “숲이 주는 편안함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이라고 했다. 또 26일 행사 때 공연을 할 예정인 장현진 씨(26·여)는 “오늘 처음 만난 분들인데 올레를 걷다 보니 금방 친해졌다”며 “개장 행사 때 좋은 음악공연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팔공산 7코스 개장 행사는 26일 오후 3시까지 5시간가량 열리며 누구나 물과 도시락 등을 가지고 동화사 버스정류장 옆 분수대로 오면 된다. 팔공산녹색여가문화센터 측은 “이 코스뿐 아니라 이미 개발한 올레 코스를 가족과 함께 언제든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며 “많은 시민이 참가해 대구의 숨어 있는 보석을 함께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날씨에 따른 일정 변경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참가신청을 해야 한다. 대구 올레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이 센터 홈페이지(www.dgcn.org)를 참조하면 된다. 053-985-8030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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