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체 체납’ 1097명 13억 징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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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안내려 국적바꾸고 국내서 돈벌이

‘뛰는 체납자 위에 나는 단속반.’

외국 국적의 이모 씨(52)는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에 거주하며 벤츠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재력가다. 외국인등록번호로 자동차를 구입하고 국내외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 국적을 갖고 있던 2007년 7월 부과된 주민세 1029만 원을 내지 않은 체납자이지만 한국 생활에 불편이 없다. 한국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지 않고 외국인 행세를 하기 때문에 세무 당국의 추적을 받지 않고 편안히 지낼 수 있었던 것.

이런 점을 파악한 서울시는 최근 3개월 동안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얻어 해외로 이주한 국외이주자 중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1만6818명을 모두 조사했다. 이들이 내지 않은 세금 총액은 425억 원. 서울시는 이 중 26.5%인 4455명이 이 씨처럼 외국인등록번호를 이용해 국내에서 새로운 인물인 것처럼 경제활동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시가 이 씨의 벤츠 승용차를 압류조치하자 그는 내지 않던 세금을 즉시 납부했다. 시는 같은 방법으로 최근 2개월 동안 1097명에게서 13억 원의 체납 세금을 받을 수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외국으로 떠난 뒤 국내로 들어와 체납 세금을 안 내던 관행이 말끔히 사라질 때까지 개별 추적을 계속할 것”이라며 “체납 세금의 사각지대였던 분야의 첫 성과여서 국세청이나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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