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濠-스웨덴 조사단 모두가 조사결과에 완전히 동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 합조단 일문일답

◇ 윤덕용 공동단장
파편外北어뢰 증거는
추진체 부식상태 한달반 정도
침몰 사건 시기와 거의 일치

이기봉 폭발유형분과장
물기둥 있었다는 근거는
“좌현 외벽 물 고였다” 진술
폭발잔재 선체 대부분서 검출

황원동 정보분석분과장
입수한 어뢰 카탈로그는
제원-특성-상세도면 수록
보안상 소상한 경위 못밝혀

김학준 폭발유형분과 박사
절단부위 시뮬레이션은
30가지 계산조건 넣어 분석
천안함 변형과 유사결과 나와

최두환 채증단장
쌍끌이 어선 수색 어떻게
폭발점 기준 500야드 설정
25야드씩 나눠 샅샅이 뒤져

윤종성 과학수사분과장
CCTV 영상 복원은
총 11개 가운데 6개 복원
공개는 유가족 고려 신중히


민군 합동조사단의 4개 분과(과학수사 폭발유형분석 선체구조관리 정보분석)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사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20일 윤덕용 공동단장의 조사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상세히 답변했다. 이 자리에는 북한 어뢰의 파편을 찾은 쌍끌이 어선의 선장도 참석해 발견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 결정적 증거물 상세 설명

― 어뢰 추진체 등이 침몰 해역에 있었다는 것 외에 어뢰를 북한제로 볼 수 있는 다른 증거는 뭔가.

▽이근득 박사(폭발유형분과 소속·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인양된 천안함에는 다량의 흰색 분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사한 분말이 (어뢰) 프로펠러에서 발견됐다. 천안함 선체 8곳, 증거물 2곳에서 흡착물질이 발견됐다. 분석한 결과 흡착물질은 알루미늄 산화물로 밝혀졌다. 일부 흑연도 검출됐다. 흡착물질에서 발견된 알루미늄 산화물은 큰 에너지를 받거나 높은 온도 속에서 형성된다. 흑연은 고온 고압에서 형성되는 물질이다. 이런 물질은 수중폭발이 발생했을 때 생긴다. 에너지분광기, X선 회절기 등의 분석을 통해 프로펠러(증거물)와 천안함에서 검출한 흡착물질이 동일한 물질임을 알게 됐다. 천안함이 파괴될 때 이 어뢰의 프로펠러가 옆에 있었다는 것이 된다.”

▽윤덕용 공동단장(KAIST 명예교수)=“(어뢰 모터에 있는) 철의 부식상태를 보면 함수는 약 한 달 동안 해저에 있었고 (어뢰) 추진체는 한 달반 동안 해저에 있어서 부식 정도가 비슷하다. 최근 어뢰 폭약으로 알루미늄 파우더(분말)가 20∼30% 쓰이고 있다. 알루미늄 파우더는 폭발 위력을 증가시키고 특히 버블을 만드는 데 효과가 있다. ▶2면에 상세 기사

― 어뢰에 ‘1번’이라고 쓰여 있는 이유는…. 필체 감정은 했나.

▽황원동 정보분석분과장(공군 중장)=“생산되는 어뢰 종류에 따라 사용되는 부품이 다를 수 있다. 어뢰 조립과 정비 및 관리를 쉽게 하고 분명히 식별하기 위해 부호를 ‘1번’이라고 쓴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다른 나라는 한글로 ‘1번’이라고 표시할 일이 없다.”

▽윤종성 과학수사분과장(육군 준장)=“필적 감정은 글씨가 같거나 자음과 모음이 있을 때 가능하다. (이번 증거물에) ‘1번’, (우리가 7년 전 수거한 북한 어뢰에) ‘4호’가 써 있어 필적 감정은 어렵다. 다만 잉크는 (같은 종류인지) 장시간에 걸쳐 분석하면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 새롭게 등장한 ‘연어급’ 잠수정

― 연어급 잠수정의 제원과 카탈로그 입수 경로는….

▽황 중장=“어뢰 카탈로그는 출처 보호 및 기타 보안사항 때문에 입수 경위를 소상히 설명할 수 없다. 카탈로그에는 어뢰의 제원과 특성, 상세도면까지 수록돼 있다. 오늘 보여준 설계도는 (북한의) 카탈로그와 일치한다. 카탈로그 설계도를 근거로 그대로 확대해 그렸다. 연어급 잠수정은 수출형으로 건조됐고 최근에 건조하다보니 야시장비(밤에 관측 가능한 장비)를 포함한 고성능 장비를 구비하고 은밀성을 높이기 위해 선체를 특별하게 건조한 것으로 보인다.”

― 북한 잠수정이 (천안함 침몰 이전에) 몇 차례 침투했을 가능성이 있나.

▽황 중장=“현재 북한이 사전에 도발 지역을 정찰했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유사한 북한 해저에서는 사전 훈련을 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이런(잠수정 어뢰) 공격을 막을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황 중장=“잠수함에 대한 방어대책은 난해하다. 가장 용이한 잠수함 대응 방법은 기지에 정박해 있을 때 식별해 대응하는 것이다. 기지를 이탈해 잠항이 시작되면 현재까지 개발된 세계 어느 나라의 기술로도 분명하게 추적하는 것이 제한되는 게 현실이다. 이번 사태에도 기지를 이탈하는 것을 식별했지만 우리 해역까지 침투해 도발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충분한 대처를 못했다. 앞으로 취약한 해역 수중에 다양한 잠수함 감시체계를 구비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예정이다.”

○ 쌍끌이 어선의 활약

― 쌍끌이 어선이 증거물을 수집했다는데 언제부터 어떻게 활동했나.

▽윤 준장=“(증거물 수집에) 여러 방법을 동원했지만 많은 제한이 있었다. 조류 수심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고민했다. 국내외 (수중 증거물 탐색) 사례를 수집했다. 우리 공군이 전투기가 추락했을 때 동해안과 서해안에서 ‘쌍끌이 어선’을 이용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동해안에서는 수심 372m, 서해안은 45m에서 쌍끌이 어선으로 대부분의 증거물을 수집했다. 그래서 (그물제작)업체를 수소문해 4월 1일부터 일주일간 쌍끌이 그물망을 제작했다. 5월 3일 시험운용을 하고 10일부터 작전을 시작했다.

▽김남식 대청호(쌍끌이 어선) 선장=“저희들이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많이 힘들었다. 조업하는 과정에 모든 여건이 좋지 않아 상당히 힘들었고 어망 파손도 많았다. 어망도 두 번이나 특수 제작했고 재질도 강도가 강한 것으로 다시 만들었다. 하루에 서너 번 조업할 여건에서 여덟 번까지 열심히 했다. 파견 나온 중령과 호흡이 잘 맞아서 (작업이) 원만하게 됐다. 천운이 따랐기 때문이 (증거물을) 건질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한다.”

― 어떻게 증거물 위치를 확인했나.

▽김 선장=“함미(발견) 해역을 포인트(집중 수색 해역)로 지시받아 거기서 수십 차례 조업을 한 결과 인양하게 됐다.

▽최두환 채증단장(육군 대령)=“쌍끌이 어선의 집중 운용은 폭발 원점을 기준으로 (주변 해역의 가로세로) 500야드(정사각형)를 설정했다. (이 해역을 가로세로) 25야드씩 나눠 (400개 구역을 대상으로) 쌍끌이 어선이 조사했다. 그날(증거물 발견일) 오전 8시에 출항해 8시 30분에 1차 투망했다. 합조단으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을 때 어뢰의 잔해물이 떨어져 있을 곳이 폭발 원점으로부터 30∼40m 근처가 될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다. 폭발 원점을 중심으로 조류를 고려해 어선을 운항했고 어선의 진행방향과 투망의 방향이 차이 나는 것을 고려해 이동하다가 약간 위쪽(폭발 해역 북쪽)에서 증거물을 발견했다. 선장이 30년 이상 쌍끌이 어선으로 조업해왔기 때문에 굉장히 노련했다.”

― 쌍끌이 어선에는 누가 타고 있었나. 사진촬영은 어떻게 했나.

▽김 선장=“증거물을 끌어올리는 과정에 파견 나온 감독도 있었고 합조단에서 나온 팀과 선원 등 12명이 다 같이 (증거물 끌어올리는 것을) 봤다. 내가 직접 (증거물을) 수거했다. (처음엔 어뢰 파편이) 실제 존재할까 의아심도 있었다. 증거물이 올라오는 순간 전문지식은 없지만 프로펠러 2개가 있는 것을 보고 (찾고 있는 어뢰 파편이) 맞다고 생각했다. (모터와 프로펠러 등) 두 파편이 한꺼번에 나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촬영팀도 와서 그 순간을 생생하게 촬영했다. 우리 선원들이 모포로 손상되지 않도록 이중으로 감싸서 립(고속단정·RIB)으로 옮겨 육지까지 내려줬다.

○ 천안함 침몰 과정 시뮬레이션

― 침몰 결과의 시뮬레이션을 소개해 달라.

▽김학준 박사(폭발유형분과 소속)=“천안함 선체와 가까운 파단현상을 분석하려고 절단 부위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했다. 입력조건으로는 대상 가능한 무기체계를 고려해 TNT 기준 42∼45kg, 폭발위치는 수심 6∼13m와 좌현 3m로 설정했다. 제한시간 내 결과를 얻기 힘들다고 판단해 해석 영역을 축소해서 계산 시간을 단축하고 절단 부위의 주요 결과값으로 폭발유형을 비교분석했다. 화약이 폭발하고 버블이 팽창하면 선체는 ‘역 V자(∧)’로 변형된다. 버블은 수축하고 이에 따라 선체는 다시 ‘V자’로 되면서 충격을 받고 다시 폭발한 버블에 의해 2차 충격을 받는다. 30가지 계산 조건의 결과를 통해 가스터빈실 좌현 3m, 수심 6∼9m에서 고성능 폭약 250kg 규모의 폭발 때 천안함의 변형 현상과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정종훈 박사(선체구조분과)=“폭약의 종류 중량 폭발거리 등을 제공받아 선체구조를 놓고 시뮬레이션을 했다.”

― 전에 설명한 것과 달리 이번에 물기둥이 있었다고 하는데 무슨 근거인가.

▽이기봉 폭발유형분과장(육군 준장)=“천안함 침몰 사건 때 물기둥이 발생한 근거는 네 가지다. 첫째, 백령도 초병이 해상에서 높이 약 100m, 폭 20∼30m의 하얀 섬광기둥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둘째, 천안함의 좌현 견시병이 폭발과 동시에 넘어진 상태에서 얼굴에 물방울이 튀었다고 진술했다. 셋째, 생존자들이 천안함을 탈출할 때 좌현 외벽 부분의 움푹 들어간 부분에 물이 고여 있어 발목이 (물에) 빠졌다는 진술을 했다. 넷째, 폭약이 폭발해 발생한 잔재들이 함수 포탑에서 함미 포탑에 이르기까지 선체 전반적인 부분에서 검출됐다는 것이다. 이런 모든 정황을 종합했을 때 천안함 침몰 사건에서 물기둥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 천안함 내외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이 복원됐나. 공개할 수 있나.

▽윤 준장=“CCTV가 한 달 정도 해수 깊숙이 있었기 때문에 복원에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다. 여러 가지 과학적 방법을 동원해 복원했다. 천안함에는 CCTV가 총 11대 있었다. 이 가운데 6대가 복원됐다. 안타깝게도 폭발 1분 전까지만 촬영돼 있다. 이는 CCTV 기능설정이 대상을 촬영한 지 1분 후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복원된 모습은 안전 순찰하는 모습, 가스터빈 기관실이 안전한 모습, 후타실에서 운동하는 모습 등이다. CCTV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결론은 정상적인 임무수행 중에 갑작스러운 폭발로 인해 침몰했다는 것이다.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유가족 입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정이 공동단장(육군 중장)=“일부 공개할까 생각하고 준비했지만 유가족에게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 추후에 (유가족과 기자 등에게) 비공개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보겠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 동영상 = 北어뢰 파편 공개…천안함 침몰 결정적 증거





▲ 동영상 = 처참한 천안함 절단면…北 중어뢰 공격으로 침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