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바쳐 도움 주려던 그 뜻 잊지않겠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3일 03시 00분


금양호 희생 선원 9명, 사고 한달만에 장례절차 시작

정부, 의사자 준해 예우
인천서 6일까지 수협장
각계 인사 조문 줄이어

천안함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가 지난달 2일 침몰한 쌍끌이 어선 ‘98금양호’ 희생 선원 9명에 대한 장례절차가 꼭 한 달 만인 2일 시작됐다. 금양호 실종자 가족대책위원회는 사망선원 2명과 실종선원 7명을 추모하는 분향소를 이날 인천 서구 경서동 신세계장례식장에 마련하고 조문객을 맞았다. 장례는 수협장(5일장)으로 6일 발인식이 치러진다. 희생 선원 가족들은 정부와 △의사자(義死者)에 준하는 예우 △위령비 건립 △서훈 추서 △장례비 정부 부담 △14일까지 의사자 신청 2인에 대한 심사위 개최 등에 합의하자 장례절차에 들어갔다.

장례 첫날인 2일 합동분향소에는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조문하는 등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사령부에 있던 천안함 희생 장병 가족 대표 6명도 분향소를 찾아 애도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도 장례 기간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분향소를 찾은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유가족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는 등 곤욕을 치렀다. 이원상 가족대표위원장은 “해군이 협조 요청을 해 무보수로 가서 일을 하다가 희생을 당했는데, 그동안 해군의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총장은 “해군을 도와주려다 불의의 사고를 당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해군을 대표하는 한 사람으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금양호 선원들은 바쁜 조업 일정에도 정부의 천안함 실종자 수색 협조 요청이 있자 “내 동생, 아들과 같은 이들인데 어떻게 외면할 수 있겠느냐”며 흔쾌히 동의하고 수색에 나섰다 변을 당했다. 금양호는 천안함이 침몰한 백령도 사건 해역에서 지난달 2일 2시간여에 걸친 수색작업을 마치고 대청도 해역으로 돌아가다 대청도 서쪽 30마일(약 56km) 해상에서 캄보디아 선적 화물선과 부딪쳐 침몰했다. 선원 김종평 씨(55)와 람방 누르카효 씨(35·인도네시아인)의 시신은 발견됐지만 김재후 선장(48) 등 나머지 7명은 찾지 못한 채 지난달 30일 선체 인양과 수색작업이 중단됐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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