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 해녀들 ‘삶의 숨비소리’ 희망도 고통도 “이여도 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9일 03시 00분


해녀박물관, 노래 150여편 담은 자료집 발간

‘혼백상지 등에다 지곡/가심앞이 두렁박 차곡/한손에 빗창을 쥐곡/한손에 호미를 쥐곡/한질두질 수지픈 물속/허위적 허위적 들어간다(혼백상자 등에 지고/가슴 앞에 두렁박(태왁) 차고/한손에 빗창을 쥐고/한손에 호미를 쥐고/한길 두길 깊은 물속/허위적 허위적 들어간다).’

제주해녀의 노래는 바닷속에서 생사를 넘나들며 해산물을 채취하는 인생역정이 녹아 있다. 제주도해녀박물관은 해녀노래를 집대성한 자료집 ‘이여이여 이여도 사나’를 발간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여도사나는 해녀노래에 자주 등장하는 후렴구.

이 자료집은 288쪽 분량으로 1971년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된 대표적인 노래 3편을 포함해 삶의 정서가 함축된 해녀노래 150여 편을 실었다. 이들 노래는 해녀들이 물질(기계장치 없이 해산물을 채취하는 작업)을 하면서 겪는 고통과 희망을 담고 있다. 돈벌이를 위해 경상도 전라도는 물론이고 대한해협을 건너 일본까지 원정을 갔을 때 느낀 가족에 대한 그리움, 현실과 운명에 대한 원망, 이상향인 ‘이어도’를 향한 동경 등을 노래로 풀었다. 노래 가사는 제주어 원문에 표준어 번역이나 어휘 해설이 달려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강등자(71) 김영자 씨(71) 등 해녀노래 기능보유자 2명의 생애를 비롯해 지역별 해녀노래명창을 소개했다.

좌혜경 제주도해녀박물관 연구원은 “해녀노래는 시집살이, 신세 한탄, 근면, 기원, 자연, 가족 등 다양한 내용이 들어 있다”며 “사라져 가는 해녀노래의 교육자료뿐만 아니라 제주인의 정체성을 연구하는 학술자료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해녀박물관은 해녀문화의 지속적인 전승 보존을 위해 ‘찾아가는 해녀노래 교육’, ‘관광객과 함께하는 해녀노래 공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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