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선택 3대 요인 ①서울대 진학률 ②맞춤형 교육 ③학원가 부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1일 03시 00분



《서울 지역 학부모들이 고교 선택 기준으로 삼은 제1조건은 역시 명문대 진학이었다. 맞춤형 교육과정, 사교육 특구 등도 학교 선택에 큰 영향을 끼쳤다. 동아일보가 서울시교육청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소속 의원들에게 제출한 ‘2010학년도 서울시 후기 일반계고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다. 평준화를 보완하기 위해 서울 지역에서 지난해 처음 실시된 고교 선택제는 서울 시내 모든 학교에 지원할 수 있는 1단계에서 모집 정원의 20%, 인근 학군 학교까지 지원이 가능한 2단계에서 40%를 선발한다. 나머지 20%는 거주지, 종교 등을 고려해 기존 방식대로 강제 배정했다.》
진학 실적이 결정적

25개區중 18곳 1위 고교, 서울대 합격생 최다배출高

남다른 수업으로 유치
과학중점高 5곳 ‘지역 1위’… 다양한 심화반 운영도 호평

‘사교육 트라이앵글’ 집중
노원 강남 송파 양천구 23곳 경쟁률 5대1 넘어

○ 서울대 합격생 많은 학교가 경쟁률도 높아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18곳에서 경쟁률 1위 학교는 지난 5년간 서울대 합격생(최초 합격자 기준)이 가장 많은 학교였다.

▶본보 2월 3일자 A1·14면 기사 참조
서울대 합격 상위20위 고교 5년간 따져보니… 일반高 11곳 →1곳 ‘뚝’
5년전 서울대 11명 보낸 A高, 올핸 단1명 합격

노원 동작 양천구에서 서울대를 가장 많이 보낸 고교는 지역 내 경쟁률 2위를 차지했고, 중랑구 경쟁률 1위 태릉고는 지역 내에서 서울대 합격자가 두 번째로 많았다. 양천구에서 1위를 차지한 양정고는 지난해 지역 내 서울대 합격생이 가장 많았다. 광진 강서 광진 구로구만 예외였다.

임성호 하늘교육 기획이사는 “학교 선택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학부모들이 의존할 만한 정보는 입시 결과뿐이었다”며 “앞으로 주요 대학 진학 결과 공개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도 공개됐기 때문에 진학 실적은 학교 간 경쟁률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의 힘

과학 중점 학교의 선전도 눈에 띈다. 마포고(강서구) 미양고(강북구) 서울고(서초구) 신도림고(구로구) 여의도고(영등포구) 등 5곳이 지역 내 경쟁률 1위를 차지했다. 과학 중점 학교는 수학 과학 수업시간이 일반계고보다는 많고 과학고보다는 적다. 임 이사는 “과학고를 제외하면 이공계 지망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학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학교의 존재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진구 1위를 차지한 건국대사대부속고는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수업’ 프로그램을 앞세워 학생 유치에 성공했다. 이 학교 이군천 교장은 “성적 상위권과 하위권 모두 우리 학교에 오고 싶어 한다”며 “상위권은 심화반을 통해, 하위권은 체육 활동을 통해 학교에 적응하도록 각각 눈높이에 맞는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장은 “한 입시 업체에서 졸업생들에게 평가를 받은 결과 ‘선생님이 수업을 열심히 한다’ ‘학교 시설이 좋다’는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도 연관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문을 연 미양고는 신설 학교의 약점을 딛고 강북구 1위를 차지했다. 이 학교 정덕채 교감은 “인근에 신일고 영훈고 같은 명문고가 있어 이들에 뒤지지 않으려고 젊은 선생님을 중심으로 아침 학교, 방과후 학교를 적극 운영한 것이 학부모에게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사교육 밀집 지역 경쟁률 높아

1단계 경쟁률 5 대 1을 넘어선 58개교는 ‘사교육 트라이앵글’에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노원구 소재 학교가 7곳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에서도 6개교가 나왔다. 송파 양천구가 5곳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금천 마포 서대문 용산 종로 중구에서는 1단계 경쟁률이 5 대 1을 넘어서는 학교가 한 곳도 없었다.

1단계 학교별 평균 경쟁률은 4.3 대 1이었다. 1단계에서 경쟁률이 10 대 1을 넘긴 학교는 18곳이었다. 이 18개 학교의 2단계 평균 경쟁률은 6.1 대 1로 미달 학교를 제외한 전체 평균 2.8 대 1보다 2.2배 높았다. 2단계 경쟁률이 5 대 1을 넘어선 학교는 15곳이었다.

구별로는 동작구가 1단계 7.3 대 1, 2단계 3.1 대 1로 모두 가장 높았다. 거꾸로 1단계 1.5 대 1, 2단계 1.3 대 1을 기록한 중구가 최하위였다. 중구는 도심 공동화현상으로 학생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전체 196개교 중 7개교가 1단계에서 미달했고 이 중 5개교는 2단계에서도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2단계 미달 학교는 총 29곳이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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