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 한 준위 미망인에 “미안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31일 1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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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서 "아까운 분을 잃었습니다" 울음 터뜨려
미망인 "이건 아닌데..." 오열

"아까운 분을 잃었습니다. 뭐라고 말씀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미안합니다."

31 일 오전 천안함 실종자 가족 7명이 실종자 구조 작업 중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찾았다.

한 준위는 30일 오후 배 안에 갇혀 있을 후배 장병들을 살리기 위해 수중 작업을 하다 실신해 순직했다.

실 종자 가족들은 빈소에 들어서자 자신의 가족을 구하려다 숨진 한 준위의 영정사진을 보고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 가족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국화꽃을 한 송이씩 놓은 뒤 절을 하며 고인을 애도했다.

가족들이 한 준위의 아내와 자녀, 형 등 유족들이 서있는 곳으로 다가가자 빈소는 이내 울음바다로 변했다.

실종자 정범구 상병의 할머니 이상옥 씨는 한 준위의 아내인 김말순 씨(56)의 손을 붙잡고 "뭐라 말씀드리겠습니까"라고 흐느끼며 "정말 미안합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할머니에게 "이건 아닙니다"라며 "우리 금쪽같은 내 새끼 아버지인데"라고 오열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조문을 마친 후에도 한동안 빈소를 떠나지 못한 채 한 준위의 유족들과 함께 울며 슬퍼했다.

실종자 이창기 원사의 형인 이성기 씨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아까운 분을 잃은 것 같아 유가족에게 뭐라 드릴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실종자 구조 과정에서 이런 일을 발생하지 않길 바랐는데"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이들은 살신성인의 군인정신을 모든 이에게 알려 훌륭한 군인이 잊혀지지 않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빈소에는 시신이 안치된 30일 밤부터 한 준위의 죽음을 애도하는 동료 및 선후배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김태영 국방부장관도 31일 오전 빈소를 찾아 한 준위에게 보국훈장 광복장을 추서한 뒤 유족들을 위로했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 준위는 영웅적인 사람"이라며 "앞으로 추가 희생이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준위의 영결식은 1일 오전 11시 국군수도병원에서 해군작전사령부장(葬)으로 치러지며 수원화장장에서 화장 절차를 거쳐 대전 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인터넷 뉴스팀




▲동영상=국방부, “故 한 준위, 보국훈장 광복장 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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