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 같은 그분이 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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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억 이어 올해도 담양군청에 장학금 익명 기부

4일 오전 11시 20분경 전남 담양군청 1층 행정과 사무실에 김모 군(16·담양중 3년)이 들어왔다. 김 군은 김동진 교육담당(45)에게 “집 앞에서 만난 할아버지가 행정과에 전달해 달라고 했다”며 드링크 상자를 건넸다. 김 군은 ‘누가 드링크 상자를 보냈느냐’는 물음에 ‘키 168cm 정도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모자와 마스크를 쓴 할아버지였다’고 설명했다. 김 군은 ‘할아버지 연령은 60대 중반에서 70대 중반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

김 교육담당이 드링크 상자를 열어보니 1만 원권 100장 두 묶음(200만 원)과 A4용지 절반 크기 두 장의 메모지가 들어 있었다. 메모지에는 ‘첫 봄을 밝혀야 할 등불이 심지가 짧아 더 밝은 쌍 등불의 지름(기름)이 되기를. 감사합니다. 등불장학금 첫 단추로 사용해 주세요. 담양장학회 이사님 귀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담양군은 이날 장학금을 보낸 익명의 독지가가 지난해 7월 30일 현금 2억 원이 든 토마토 상자를 보낸 독지가와 같은 사람으로 보고 있다. 장학금 200만 원을 보낸 노인이 지난해 광주 광산구 비아우체국에서 현금 2억 원이 든 토마토 상자를 발송한 60대 남자와 인상착의가 비슷했기 때문.

담양군은 이 독지가가 기부한 돈을 ‘등불장학금’으로 이름 짓고 소방대원의 자녀들을 돕는 데 쓰기로 했다.

담양=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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