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초등입학 ‘4주 예행연습’…아이가 먼저 학교 갈날 기다려요”

  • 동아일보

‘학교가 두려운’ 예비초등생… 이렇게 해보세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 때문에 고민하는 학부모가 많다. 낯선 학교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수업시간에 혼자 뒤처지진 않을지….
초등학교 생활은 어린이집, 유치원 때와는 다르다.
‘교내 시설물에 낙서하지 않는다’ ‘등교 후엔 교문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처럼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이 많다.
40분간 진행되는 수업은 물론이고 모둠활동, 받아쓰기 시험처럼 강제성을 띤 활동도 적지 않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가 학교생활에 빠르게 적응하려면 부모는 남은 한 달간 가정에서 어떤 준비를 하도록 해야 할까.》

“아들은 입학식 날짜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을 둔 주부 한상연 씨(37)는 큰딸을 초등학교에 입학시켰던 경험을 바탕으로 아들에게 ‘입학 예행연습’을 시켰다. 아들이 “학교에 가기 싫다”고 말할 때마다 누나로 하여금 학교에서 겪은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하도록 했다. 또 ‘학교에 다녀야 하는 이유’(“엄마와 아빠에게 일정한 역할이 있는 것처럼 너에게도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이란 역할이 생긴 거야”)나 ‘학교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달리기 뜀틀 줄넘기 같은 체육 활동을 하면 몸이 더 튼튼해져”)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볼 기회를 주어 학교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도록 했다. 40분간 진행되는 수업에 대비해 매일 아침엔 초등학교 1학년 교과과정을 재미있게 구성한 20분짜리 동영상 강의를 책상 앞에 앉아 보게 했다.

아들이 책을 읽다 어려운 단어에 대해 질문을 하거나 높은 선반에 놓인 책을 꺼내달라고 하면 “문제가 있을 때 이렇게 엄마한테 도움을 요청하듯 학교에 가서도 담임선생님께 손을 들고 어려운 점을 자세히 말씀드리라”고 일렀다.

평소 자녀가 낯선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거나 겁을 먹는 경향이 있다면 한 달 동안 예행연습을 해보자.

대부분의 초등학교 등교시간은 오전 8시 30(혹은 40)분까지다. 등교 후 약 30분간의 자율학습이 끝나면 오전 9시부터 수업이 시작된다. 수업시간은 40분. 쉬는 시간은 10분이다. 4교시 수업이 끝나면 담임선생님의 종례와 함께 알림장을 기록하는 것으로 일과가 끝난다.

우선 등교시간에 맞춰 자녀가 일정시간에 일어나고 잠자리에 들도록 유도한다. 학교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에 대한 개념을 익히도록 동화책 읽기, 수학학습지 풀기 같은 학습활동은 ‘40분 공부-10분 휴식’을 한 세트로 하도록 한다. 최소 30분 이상 한 과제에 몰두하는 힘을 키우려면 ‘찰흙으로 동물 만들기’처럼 자녀가 좋아하는 활동이나 종이접기처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오전 시간대에 집중 배치한다.

알림장을 기록하는 연습도 중요하다. 학교에서 그날 반드시 해야 할 숙제나 내일 꼭 챙겨 와야 할 준비물을 제대로 적어오지 않으면 다음 수업시간에 큰 지장이 생긴다. 매일 아침 ‘화분에 물주기’ ‘책상 정리하기’처럼 하루 동안 할 일을 자녀에게 메모하게 한 뒤 잠자리에 들기 전 모두 실천했는지 확인하면 알림장 적기 습관을 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

적당한 선행학습도 학교생활의 적응력을 높인다. △한 문장 받아쓰기 △큰 소리로 책 읽고 가족들 앞에서 느낀 점 말하기 △1부터 50까지 숫자 읽기 △간단한 덧셈 뺄셈하기 정도면 충분하다. 엄마와 자녀가 번갈아 가며 주사위를 던진 뒤 두 수를 더하거나 빼는 놀이, 집 안에서 동그라미 세모 원기둥 모양의 물건을 찾는 놀이는 1학년 때 배우는 수와 연산, 분류하기 등의 개념을 익히는 데 효과적이다.

남소연 에듀모아 학습관리팀 수석연구원은 “초등학교 수업시간엔 교과서에 실린 그림을 보고 어떤 상황일지 추측해서 말하는 학습활동이 많다”면서 “집에 있는 책의 표지나 삽화를 보고 주인공의 기분이나 상황을 상상해 말하는 훈련도 수업적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훈련도 필수. 경기 김포시 마송초등학교 김연우 교사(27·여)는 “친구들의 말을 귀 담아 듣지 않고 자기주장만 고집하는 학생은 교우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예비초등생은 입학 전까지 다른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듣고 답하는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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