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교통체증 부르는 자전거도로 정비

  • 동아일보

인천경찰청 입구-중앙공원 등 구간 차로 조정

자전거도로 설치 뒤 차량 정체 등을 이유로 시민들의 민원이 많았던 자전거도로 구간이 정비된다. 인천시는 지난해 조성한 자전거도로 중 인천지방경찰청 입구와 인천종합터미널 주변 중앙공원 길 일부 구간을 재정비하고 차로 조정 공사를 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시가 우선적으로 자전거도로 정비에 손을 댄 곳은 남동구 구월동 씨티은행 사거리에서 롯데백화점 앞 120m 구간의 자전거도로. 자전거도로와 차로 경계에 있는 화단 8개를 철거해 1개 차로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곳은 지난해 자전거도로 설치 뒤 동양장 사거리 방면에서 롯데백화점 방향으로 우회전하는 차량과 대구월사거리에서 롯데백화점으로 진행하는 좌회전 차량이 항상 뒤엉키면서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어왔다. 이와 함께 시는 인천종합터미널에서 인천경찰청 방향 300여 m 구간의 자전거도로를 정비해 2차로를 3차로로 바꿀 계획이다. 자전거도로를 정비해 이 구간에서 구월동 로데오거리 방향으로 우회전하는 차량의 진행을 원활히 하겠다는 것.

하지만 시가 만든 자전거도로 외에 연수구와 남동구에서 만든 자전거도로 중 교통정체가 심한 구간의 정비계획은 마련되지 않아 시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자가용 운전자 이만용 씨(43)는 “늦은 감은 있지만 이른 시일에 차량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자전거도로를 정비했으면 좋겠다”며 “정확한 교통수요 파악과 검증 없이 예산을 낭비해 자전거도로를 만든 것은 졸속행정의 결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는 21일부터 차량통행을 모니터링해 분석을 거친 뒤 올해 계획된 자전거도로 건설 사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자전거도로 조성 이전부터 상습정체 구간이었던 인천터미널 주변과 중앙공원길 등은 자전거도로가 조성된 이후 6차로에서 4, 5차로로 줄어들어 우회전 차량의 운행이 어려운 데다 정체 구간이 길어지는 등 불편을 겪어왔다. 시는 지난해 말 기자회견을 열고 자전거도로 조성사업이 시작 단계부터 시민 의견을 제대로 듣지 않고 인천세계도시축전 개막에 맞춰 조급하게 이뤄졌다는 지적을 인정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설치된 자전거도로를 재정비해 얻은 분석자료를 바탕으로 같은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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