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시티투어’ 외국인에 손짓
區전용 관광버스 주 3회
먹을거리-볼거리 안내
해외 바이어들에 특히 인기
“쌀로 만든 한국 떡이에요.” 1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종합상가를 찾은 외국인 ‘강남시티투어’ 참가자들에게 가이드가 한국 전통 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 강남구
“이 ‘팬케이크’는 뭔가요?” “슈림프(shrimp) 슈림프, 새우전이에요.”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종합상가’에 외국인 관광객 부대가 떴다. 은마상가는 반찬가게와 떡집, 생선가게가 재래시장처럼 한 장소에 모여 있어 평상시에도 서울 곳곳에서 찾는 내국인 손님들로 북적이는 곳. 시장 구석구석을 꼼꼼히 구경하던 관광객들은 전이 지글지글 익고 있는 가게 앞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말레이시아에서 놀러온 부부도, 미군 부대에서 일하는 아빠를 만나러 온 네 살배기 마이클도 즉석에서 부친 전을 사서 맛나게 먹었다. 이왕이면 더 큰 걸로 골라주는 시장 특유의 인심에 관광객들의 지갑은 절로 열렸다. ○ 남대문시장만 있나? ‘은마상가’도 있다
이들은 강남구에서 운영하는 ‘강남시티투어’에 참가한 관광객들이다. 강남시티투어는 주로 강북 도심으로 많이 몰리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강남 곳곳의 잘 알려지지 않은 명소들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1만∼2만 원만 내면 구에서 지원하는 전용 관광버스를 타고 봉은사와 코엑스, 가로수길, 도산공원, 선·정릉 등 코스별로 구경할 수 있다. 올해는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일주일에 1회를 늘려 주 3회씩 운영한다.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강남구 내에만 머물던 코스를 비무장지대(DMZ)와 경복궁, 서울 종로구 인사동 등으로 넓혔다.
눈이 내려 비교적 신청자가 적었던 이날은 미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 온 관광객 13명이 참가했다. 오전 10시 삼성동 봉은사에서 한국 전통 불교문화를 감상한 뒤 강남구에서 운영하는 구청 갤러리를 구경했다. 이어 들른 곳은 역삼동 국기원. 외국인 관광객들이 무엇보다도 좋아한다는 태권도 시범이 열리는 곳이다. 가야금 음악에 맞춰 우렁찬 기합 소리가 울려 퍼지고 송판은 공중에서 산산조각이 났다. 대치동 은마상가에 들러 김과 떡 등 먹을거리를 잔뜩 쇼핑한 관광객들은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 들러 한지를 이용한 한국 전통 보석함 만들기 체험을 했다. 이날 일정은 최근 외국 잡지 및 신문 등에도 자주 등장하는 신사동 가로수길을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 강남 머무는 비즈니스맨 공략
2008년 9월 첫 달 80명으로 시작한 강남투어는 지난해 여름 성수기 때 손님이 한 달 평균 330명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 투어 참가자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83.6%가 ‘주변에 한국을 찾는 사람들에게 강남을 소개하고 싶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강남구가 타깃으로 삼는 대상은 출장 등 업무 목적으로 강남 지역 호텔에 머무르는 비즈니스맨. 비즈니스호텔 및 코엑스 컨벤션센터 등과 연계해 자세한 안내 및 홍보를 하고 있다. 이들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비는 틈새 시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투어 시간도 일부러 오전과 오후로 쪼개 운영하고 있다. 그 덕분에 강남투어는 외국인 바이어들을 초청한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좋다. 강남 곳곳에 즐비한 고층 빌딩과 깔끔한 도시 경관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관광객들을 안내한 가이드 김성진 씨는 버스가 테헤란로를 지나자 “창문 밖으로 보이는 거리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해당하는 곳”이라며 “한국 유명 벤처회사와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이 몰려 있다”고 소개했다. 투어를 진행하는 코스모진 여행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한국 기업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일부 바이어에게 강남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평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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