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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년 1월 5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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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폭설이 내리면 제일 바쁜 곳 중 하나가 공항이다. 활주로에 쌓인 엄청난 양의 눈을 치워야하기 때문이다. 공항에서는 눈을 어떻게 치울까.
새해 첫 출근 날인 4일 전국에 예상치 못한 폭설이 내렸다. 이날 김포공항은 9년 만에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이후 눈이 그친 오후 3시 반부터 운항을 재개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김포공항에서는 항공기 187편이 결항됐다. 이에 비해 인천국제공항은 중국 동부지역 폭설로 인한 중국행 27편 국제선의 결항, 150여 편의 국제선의 1~2시간 지연 출발 등으로 대규모 결항 및 지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이는 신속한 제설작업으로 피해갈 수 있었다.
24시간 공항이 운영되는 인천국제공항은 눈이 내리기 시작한 이날 새벽부터 제설작업을 시작했다. 이날 활주로 제설작업을 담당한 공항시설처 소속 김원태 차장(44)은 “연초에 눈이 오는 경우는 드문데다 새해 첫 출근에 이렇게 많은 눈이 올지 몰랐다”며 “기상청에서 예측한 일기예보보다 눈이 일찍 오기 시작했고 눈의 양도 배로 많았다”고 당시상황을 설명했다.
폭설이 내리기 시작한 4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은 약 200여명의 직원들을 투입해 제설장비 총 39대를 가동했다. 이 중 30대는 항공기의 이착륙에 직접 필요한 활주로, 착륙대, 유도로 등의 구역인 ‘에어사이드’에 투입, 나머지 9대는 여객 및 화물처리시설, 주차장 등의 구역인 ‘랜드사이드’에 투입했다.
‘에어사이드’에서는 ‘랜드 사이드’에 비해 더 많은 작업시간을 필요로 한다. 염화칼슘을 뿌리지 않고 눈을 전부 밀어내야하기 때문이다. 비행기에서 가까운 지역이라 염화칼슘이 비행기 동체에 묻어 손상을 입힐까봐서다. 김 차장은 “항공기 동체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에어사이드’에서는 눈을 녹이는 작업이 아닌 순전히 장비를 이용한 눈 밀어내기 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랜드사이드’에서는 염화칼슘을 뿌려 눈을 녹인다.
인천국제공항이 2일 간(4일부터 5일) 제설 작업한 면적은 약 768만 ㎡로 축구장(7140㎡기준)의 약 1075배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김 차장은 “이날 새벽 예상보다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워낙 추워 상황이 좋지 않았다. 게다가 연초라 쉬고 있는 비상대기자들이 제시간에 와줄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활주로 제설작업을 맡은 68여명의 ‘잔뼈 굵은’ 직원들은 능동적으로 제설작업을 진행해 이날 항공기 운영에는 큰 차질이 없었다.
정주희 동아닷컴 기자 zoo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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