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만에 치료합니다 서울 광화문광장의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은 1968년에 세워진 이후 제대로 된 보수 공사를 받지 못해 곳곳에서 부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시
광화문을 지키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 42년 만에 깔끔해진다. 서울시는 종로구 세종로 사거리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 등 보존 가치가 높은 시내 주요 동상 52개를 정비하고 체계적으로 보존에 나선다고 4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현재 시와 자치구, 중앙정부 소유 공공용지 등에 설치된 동상은 총 53개. 이 중 지난해 10월 만들어진 세종대왕 동상을 제외하고는 1980년대 이전에 설치된 것이 27개, 그 후 만들어진 것이 26개다. 각종 위원회나 사업회 등에서 필요에 따라 만든 동상들은 조직이 해체되거나 예산이 부족해 방치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관리를 하더라도 먼지 제거를 위한 단순 물청소만 하다 보니 오히려 작품 부식이 촉진되고 있다. 일부 동상에서는 균열로 인한 안전사고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오랜만에 공원 나들이를 나갈 때마다 낡고 지저분하게 흉물처럼 방치된 동상을 봐야 하는 등 문제점이 많았다.
시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 청동상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연내에 모든 동상을 정비하고 보수한다는 계획이다. 이 중에는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담고 있는 역사성이나 예술품으로서 보존가치가 높은 작품이 적지 않기 때문. 이순신 장군 동상도 1968년 김세중 작가가 청동 입상 형태로 지어 올해로 41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건립 이후 1년에 한두 차례 물 세척만 할 뿐 체계적인 보수는 이뤄지지 않았다. 2008년 10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한 차례 동상 겉을 닦고 광택을 내는 등 외관만 정비했을 뿐 근본적인 보수 작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금속재료 전문가와 주물기술자, 동상보수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회의가 열렸을 때도 전문가들은 대부분 현재 동상 표면 곳곳에 이미 균열이 발생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동상 건립 당시인 1960년대 청동상 주요 재료인 구리가 부족해 놋그릇, 탄피 등 철 재료 성분을 많이 사용한 것이 문제였다. 조각조각으로 제작된 동상 부위를 용접하는 데 쓰인 용접봉 또한 청동재질이 아닌 철재를 사용하다 보니 접합 부위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평가였다. 이런 상황이라면 물 세척이 오히려 동상 표면의 부식을 촉진할 우려가 높았다.
시는 이달 초 내시경 촬영을 통해 정확한 안전진단을 실시해 보수 방법 및 범위 등을 결정하고 보수 과정에 대한 시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여론 조사를 하기로 했다.
보수 작업은 충무공 탄신일인 4월 28일 전까지는 모두 마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순신 동상 보수 과정을 모두 매뉴얼로 기록해 시내 곳곳에 산재한 동상들도 이 관리 매뉴얼에 따라 연내에 보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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