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대공원 “디즈니 같은 브랜드파크로”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9일 03시 00분


■ 2020년까지 새단장

서울대공원이 동물원과 식물원, 테마파크가 함께 어우러진 미래형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가 28일 발표한 서울대공원 국제현상 공모 당선작. 조감도 제공 서울시
서울대공원이 동물원과 식물원, 테마파크가 함께 어우러진 미래형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가 28일 발표한 서울대공원 국제현상 공모 당선작. 조감도 제공 서울시
서울대공원이 노후 이미지를 벗고, 세계적인 브랜드공원을 목표로 새 단장에 들어간다. 서울시는 서울대공원 재조성 사업 국제현상공모 당선작으로 한국과 미국, 싱가포르 등 5개국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만든 ‘가이아, 살아있는 세상(GAIA, The Living World)’을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 동물원, 식물원, 테마파크를 하나로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7∼12월) 총상금 15억 원을 걸고 ‘서울대공원 국제현상공모전’을 열었다. 1988년 개장한 까닭에 서울의 ‘얼굴’ 치고는 시설이 너무 노후했기 때문. 연간 460만여 명이 다녀갔지만 860만여 명 수준인 용인 에버랜드와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저렴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이용객 입맛에 맞는 시설과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못한 탓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스튜디오 등에는 명함을 내밀기도 부끄러웠다.

시는 이번 당선작을 바탕으로 총 916만3000m²(약 277만2000평)에 이르는 서울대공원을 전면 재조성할 계획이다. 동물원과 식물원, 테마파크 등으로 분리돼 있던 서울대공원을 통합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놀이기구를 타면서 열대우림을 탐험하거나 광활한 아프리카 초원에 사는 동식물을 동시에 관람토록 한다는 것. 이에 따라 서울대공원의 중심으로 유료로 운영할 주제공원(Living World)과 무료로 운영할 공공공원으로 나눠서 개발할 계획이다.

주제공원은 대초원, 빙하시대, 한국의 숲, 열대우림과 대양주 등을 각각 구현한 4개 구역으로 구성한다. 입구에는 생태와 미래를 주제로 한 건축물과 첨단 놀이시설을 갖춘 ‘우듬지마을’이 들어선다. 대초원관은 아프리카 짐바브웨와 몽골의 자연환경을 모방해 열대 사바나와 온대 지역으로 조성한다. 이곳에서는 62만8000m²(약 19만 평) 규모의 야간 사파리가 들어서 트럭 등을 타고 야행 동물들의 활동을 가까이 지켜볼 수 있다. 북극과 남극을 모방해 만들 빙하시대관에서는 북극곰, 펭귄 등의 추운 지역의 동물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공간과 눈썰매장 스케이트장, 빙벽 코스 등이 함께 들어선다. 한국의 숲은 멸종 위기에 놓인 천연기념물과 각종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공간으로 꾸민다. 한반도에 살던 공룡들을 디지털 영상으로 만날 수 있고,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들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 에너지 순환, 자급자족 공원으로

사실상 방치됐던 기존 주차장 용지 70만1000m²(약 21만 평)에 들어설 공공공원에는 도시농장, 호수공원 등이 각각 조성된다. 이용객 편의를 위해 주차장은 5000대에서 8600대로 늘어난다. 공원 입구는 사계절 정원으로 꾸민다. 청계저수지 주변에 만들 호수공원에는 잔디광장, 피크닉장 등을 갖출 계획이다. 도시농장은 공원의 자원을 순환시키는 중심 역할도 맡는다. 공원 식당에서 쓸 음식 재료와 동물 사료를 공급하게 된다. 공원에서 나오는 쓰레기나 동물 배설물은 다시 이곳에서 퇴비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공원 전체 면적 195만5000m²(약 59만1400평) 중 70만1000m²(약 21만 평)에 공공 공원과 주차장을 조성하는 1단계 공사는 사업비 6000억 원을 들여 2015년까지 진행한다. 시는 1단계 공사를 끝낸 뒤 운영 수익금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2, 3단계 공사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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