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제물포길’ 지하 40m에 9.7km터널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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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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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고속道 끝 신월~여의도 구간 … 2015년 완공
출퇴근길 30분 단축 예상… 지상도로는 공원 등 조성

서울 여의도와 경인고속도로를 잇는 제물포길 지하에 자동차 전용 대심도 터널이 뚫린다. 제물포길의 현재 모습(왼쪽)과 왕복 4차로 터널을 뚫은 뒤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녹지, 공원 등을 조성한 모습의 조감도(오른쪽). 사진 및 조감도 제공 서울시
서울 여의도와 경인고속도로를 잇는 제물포길 지하에 자동차 전용 대심도 터널이 뚫린다. 제물포길의 현재 모습(왼쪽)과 왕복 4차로 터널을 뚫은 뒤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녹지, 공원 등을 조성한 모습의 조감도(오른쪽). 사진 및 조감도 제공 서울시
인천에서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가면 제물포길이 시작되는 신월 나들목 근처부터 극심한 정체를 겪는다. 왕복 8차로 고속도로가 끝나고, 왕복 4차로 제물포길이 시작되면서 병목현상이 생기기 때문. 제물포길 양편의 왕복 3차로 도로까지 합하면 총 10차로이지만 하루 통행량이 13만7000대로 적정 교통량인 10만 대를 이미 초과했다. 인천 영종 청라지구 개발에 따라 2015년에는 하루 17만여 대가 통행할 것으로 예상돼 정체는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불편은 국내 첫 대심도(大深度) 터널이 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제물포길 지하에 ‘대심도 터널’

자동차전용도로란 이름이 무색하게 상습정체구간으로 전락한 제물포길 지하에 자동차 전용 터널이 뚫린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는 서울∼인천의 접근성을 높이고 서울 서남권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제물포터널’(가칭) 조성 계획을 22일 발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제물포길 신월 나들목에서 여의대로까지 9.7km 구간 지하에 왕복 4차로 대심도 터널이 2015년까지 들어선다. 올림픽대로와 경인고속도로를 터널로 한 번에 잇는다는 구상이다. 지하 40m 안팎의 깊이에 폭 12.4m(왕복 4차선), 높이 7.5m 규모의 터널 2개가 병렬 또는 복층으로 설계된다. 터널이 개통되면 출퇴근 시간 때 40분 정도 걸리는 제물포길∼여의도 운행 시간이 10분 정도 줄어들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영종 청라 경제자유구역 등 현재 인천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개발에 따른 교통량도 흡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터널이 개통되면 서울 도심에서 인천공항까지도 약 40분이면 도착할 것으로 시는 예측했다.

총사업비 5500억 원은 전액 민간에서 유치해 유료로 운영할 방침이다. 통행료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가 민자 적격성 심사를 통해 1800원이 적당하다고 권고했다. 2007년 7월 서울시가 접수한 민간 사업제안서에서는 2000∼2500원으로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석 서울시 도로기획관은 “통행료는 향후 경쟁 입찰 과정에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심의와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등을 거쳐 2011년 6월 착공할 예정이다.

○ 서남권 르네상스 가속화

터널이 완공되면 기존 도로는 보행공간과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제물포길과 주변도로를 합친 뒤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6∼8차로로 좁히고 남은 공간에 광장, 녹지, 공원 등을 만든다는 것. 강서, 양천 지역 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횡단보도, 자전거도로 등도 함께 설치한다.

주민들은 제물포길이 이 일대를 단절하며 지역 발전을 방해한다는 주장을 펼쳐 왔다. 시가 서남권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하나로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 고 기획관은 “주민들의 요구가 큰 사업인 만큼 정치적 영향에 따라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남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란 관악 강서 금천 구로 동작 영등포 양천구 등 7개 자치구를 산업, 업무, 금융, 연구개발(R&D) 등 4개의 거점 축으로 개발하는 계획이다. 이 지역은 김포공항, 인천국제공항 등과 가깝지만 도로와 철도가 횡단하고 준공업지역이 많아 개발에 난항을 겪어 왔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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